사설

[사설] 학교폭력 예방, 가톨릭 교계 학교가 모범 보여야

입력일 2021-03-02 수정일 2021-03-02 발행일 2021-03-07 제 3234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학교폭력’(학폭)이 한국사회를 흔들어 놓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고백과 폭로가 그칠 줄 모른다. 새로운 피해 사실 폭로와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사이에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주요 언론 기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그리스도교는 본질적으로 평화와 화해, 용서를 핵심 가치로 가르치는 종교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학교폭력 사례들을 바라보는 신앙인들의 마음은 안타깝고 ‘세상이 왜 이래야 하나.’ 한탄마저 나온다. 학교폭력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이 학창시절에 신앙을 알았거나 신앙생활을 충실히 했다면 또래나 동생뻘 학생들에게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폭력이 대부분 발생한 지 10년 이상 지난 시점에 알려진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 상처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상처가 큰 만큼 한 마디 사과라도 받아야 응어리진 아픔이 치유될 수 있다는 피해자 심리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또 다른 이유는 피해자에게 보복 감정을 심어 주고 또 다른 폭력을 낳는 경향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이서원(프란치스코) 상담가도 “학교폭력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폭력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가정과 학교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동반하고 면밀히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의 역할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며, 교계 학교들도 학교폭력 예방에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한다. 실제 교계 학교들에서는 학교폭력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눈높이에 맞는 관계회복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