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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 (1) 태아기 – 가톨릭 태교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2-23 수정일 2021-02-23 발행일 2021-02-28 제 323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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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와 소통하는 태교, 생명의 소중함 인식하도록 도와
태아와 함께 교감 이루는 태교 수정 순간부터 인간 생명인 태아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
사랑과 생명의 문화 형성 위해 가정 사목 전문가 양성과 함께 교회 내 태교 프로그램 절실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 형성 방법을 생애 주기별로 알아보는 기획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 그 첫 편에서는 태아기 생명을 품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톨릭 태교’에 대해 살펴본다.

‘태교를 비롯한 바른 출산 문화 건설.’ 주교회의는 2005년 펴낸 가정을 위한 교서 「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 76항에서 이같이 밝히고 있다. “모든 가정이 생명과 사랑의 성역이요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교회에서는 가정 사목 연구소를 설립해 가정 사목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이들이 태교부터 시작해 올바른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 태교로 생명의 소중함 인식

실제 ‘태교’는 사랑과 생명의 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교는 태아를 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행위로, 태아기 생명이 있는 가정에서는 태교로 ‘수정 순간부터 인간인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태아의 몸과 마음, 정신과 행동을 돌보는 교육을 함으로써 태아가 단순히 하나의 세포가 아니라 하느님이 선물하신 귀한 인간이자 부모,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성경에서도 이와 관련해 “당신(마리아)의 인사말 소리가 제(엘리사벳)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루카 1,44)라며 한 인간이자 소통 주체로서의 태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태교로 수정 순간부터 인간인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한 가정에서는 출산 후에도 아이를 책임감 있는 자녀로 잘 성장시킬 수 있다. 부모는 태교할 때 배우고 느낀 점들을 자녀에게 전해 주고, 자녀는 이를 실천함으로써 생명을 우선하고 중시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울·청주 태교 사목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태교에 대해 교회는 어떤 사목을 펼치고 있을까. 현재 코로나19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대교구와 청주교구는 이전까지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지도 박종수 신부)는 직접 만든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을 각 본당에서 개설해 실시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 제공과 봉사자 교육 등을 해 왔고, 청주교구 가정사목국(국장 김선영 신부)은 2019년 6월과 2020년 7월 신혼 부부 특강을 기획, 태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3월부터 인스타그램 계정(계정명 ‘catholic_yua’)을 운영한다.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앞으로 가정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태교에 관한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 태아와 교감하고 부모 자세 배우는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의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은 당분간 코로나19로 이뤄지긴 어렵지만, 각 본당에서 개설해 실시하면 태아기 생명을 품은 부부들이 태아와 교감하고, 그리스도인 부모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감상과 강의 듣기, 만들기, 기도, 나눔 등의 형태로 나뉘어 있는 해당 프로그램은 ‘가톨릭 음악 태교’, ‘성화 태교’, 성경 속 태교 의미를 알아보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태교’, ‘그리스도인 부모 역할’ 강의, ‘아빠 태교’, ‘우리 아기 유아 세례 받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부모가 함께 손을 움직이면서 태아에게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묵주 만들기와 배냇저고리 만들기, ‘우리 아기 기도 초’ 만들기 시간도 포함돼 있다. 프로그램 개설 신청은 교구에 상관없이 어느 본당이든 할 수 있으며, 개설을 희망하는 본당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02-727-2115)에 연락해 문의하면 된다.

지난해 서울 청담동본당이 유튜브로 진행한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 중 ‘태아를 위한 기도’ 화면.

지난해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을 담당한 서울 청담동본당 당시 부주임 방종우 신부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부모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 영상 갈무리

■ 서울 청담동본당은 온라인으로 태교 도와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온 서울 청담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 이하 본당)은 지금은 이를 유튜브(채널명 ‘야고보 클라쓰’)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 성당을 찾기 어려워진 만큼 부부들이 가정에서 태교할 수 있도록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첫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은 총 6차례 진행됐고, 지금도 모임에 함께하고 싶은 이들은 영상을 통해 가정에서 태교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며 태교하는 데에 필요한 물품들은 본당에서 무료로 우편 발송하고 있으며, 원하는 이는 누구나 이름과 본당, 세례명, 연락처, 주소, 임신 주 수 등을 적어 ‘청담동성당 태교모임’으로 이메일(clickpr@naver.com)을 보내 신청할 수 있다.

본당 주임 김민수 신부는 “누구든지 태교 모임에 함께하고, 어느 본당에서든지 반드시 태교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며 “부모는 태교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고, 그렇게 깨달은 내용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또 그 아이가 하느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한 생명은 배 속에서 자라면서 부모와 너무도 다양한 방법으로 교감·소통하고, 이를 통해 생명이 한 인격체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김 신부는 “태교는 생명운동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 태교책 「샬롬 우리아기」

코로나19로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없고, 사정상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에 함께하기도 어렵다면 태교책 「샬롬 우리아기」로 가정에서 태교할 수 있다. 「샬롬 우리아기」는 부부가 태아를 위해 기도하며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가 2011년 발행한 가톨릭 태교 다이어리다. 부부들은 이 책을 보며 ‘태아를 위한 기도’를 하고, 아이를 위한 태명과 세례명 짓기, 아이와 함께 성화 감상하기, 태아 초음파 사진 붙이기 등을 할 수 있다. 「샬롬 우리아기」는 ‘청국장’(‘청소년국 장터’의 줄임말, www.catholicshop.or.kr)에서 살 수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