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 본당 선교 이렇게!] 제2대리구 수진동본당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2-23 수정일 2021-02-23 발행일 2021-02-28 제 3233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가족 같은 친밀한 유대와 화목함이 선교 밑바탕
2년째 냉담교우 찾기 우수본당
사목 방향 ‘내적 선교’에 두고 꾸준한 교육과 영성 강화 노력
확고한 믿음과 내적인 힘 키워 선교에 대한 열망·공감대 형성
소공동체 ‘발품’도 커다란 역할

수진동본당 신자들은 다정하고 따듯한 분위기를 본당 특징으로 꼽는다. 이는 선교에 있어서도 큰 몫을 차지한다. 2월 21일 교중미사 전 사목위원들이 미사 참례하러 온 신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제2대리구 수진동본당(주임 조태구 신부)에서는 매 주일 교중미사 30분 전에 사목위원들이 성당 입구에 서서 신자들을 맞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당의 오랜 전통이다.

지난 21일에도 오전 11시 교중미사에 앞서 총회장 나영환(요한비안네)씨를 비롯한 사목위원들이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과 반갑게 주먹인사를 하며 안부를 나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성당 마당에서 마중을 했다.

신자들은 ‘도심에 있으면서도 도시의 팍팍함이 느껴지지 않는 다정하고 따듯한 분위기’를 본당 특징으로 꼽는다. 나영환 회장은 “고향 집에 온 듯 누구하고도 막역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곳”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제2대리구 우리 가족(냉담교우) 찾기 우수 본당으로 2년 연속 선정된 본당은 이런 ‘가족 같은 친밀한 유대와 화목함’을 그 비결 중 하나로 짚었다.

본당은 6·25 전쟁 발발 2개월여 전, 당시 서울 혜화동본당 관할 교우촌 둔전말 공소에서 승격된 역사를 지닌다. 성남지역 첫 본당으로 1969년 서울에서 온 이들을 위해 지역이 개발되고 신자 수가 증가하며 단대동, 성남동, 신흥동, 태평동 등 여러 본당도 분가시켰다. 본당 관계자들은 “이런 지역 개발의 역사와 환경이 이웃과 신자들 간의 끈끈한 연대를 이룬 배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의 선교 노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왔다. 2010년 본당 설정 60주년을 기념해 전 신자 가두선교를 개최하는가 하면 2012년에는 본당 꾸리아가 냉담교우 회두와 전 신자 재복음화를 위해 레지오마리애 토론대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내적 선교’에 역점을 둔 본당 사목 방향은 냉담교우를 찾고 교회로 다시 돌아오도록 손잡게 한 단단한 밑바탕이다.

조태구 신부는 “신자재교육 등의 신심 또는 영성 강화를 통해 내적으로 교회의 생명 활동인 선교에 대한 공감대를 키웠다”며 “또 전례에 더욱 정성을 들이고 교육을 통해 공동체가 전례에 더 풍요롭게 참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육과 영성 강화 등 내적 선교에 역점을 둔 본당 사목 방향은 냉담교우를 찾고 교회로 다시 돌아오도록 손잡게 한 단단한 밑바탕이다. 조태구 신부가 영상으로 강론하고 있다.

조 신부는 사순이나 대림 시기 등 주요 전례 시기에는 주일미사 강론을 영상물(PPT)로 제작해 신자들과 나눈다. 이는 말씀 묵상과 재교육, 또 이를 통한 영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본당 신자들은 “강론과 교육 등으로 신심이 고양되고 내적인 힘이 단단해 지면서 기쁜 소식을 더 많은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공감대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교육위원장 권효주(안나)씨는 “성경말씀과 미사전례의 중요성을 깨우치면서 신자 개개인의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고, 그 열매가 저절로 열려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조용히 선교가 이뤄지게 했다”고 들려줬다.

소공동체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본당 소공동체위원회에는 5개 구역 22개 반이 있는데, 선교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각 반의 반장 몫이 크다. 역시 우리 가족 찾기의 이면에는 ‘발품’과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다.

구역반장들은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많은 주거 환경이라, 일일이 방문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찾아다니며 몇 번이나 설득을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전화로 안부를 묻고 성당에 함께 갈 것을 권유한다.

본당은 향후 재개발지역에 속한 특성상 어르신 신자 비율이 30% 정도에 달한다. 때문에 장례미사도 잦고 환자 방문과 병자성사도 많은 편이다. 소공동체 대다수 봉사자들이 연령회에서 활동하는데, 그렇다 보니 장례가 생기면 연령회와 소공동체 봉사자들이 자연스럽게 상을 당한 가족 중 냉담 중인 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교회에 나오도록 이끈다.

“냉담교우를 만날 때에는 말보다 진정으로 대한다는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한다”는 소공동체위원장 강성애(안나)씨는 “최근 들어 직접 방문과 대면 만남이 점점 어려워지고 전화도 쉽지 않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인내가 한 사람이라도 더 교회에 나오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 측은 우리 가족 찾기 우수 본당 선정을 좀 더 성숙한 지역 복음화의 거점이 되라는 격려로 받아들인다.

조태구 신부는 “사목위원과 단체장들, 주요 봉사자들이 주임신부와 잘 협력해서 교회의 생명 활동이 이뤄지도록 노력한 결과”라며 “교회 공동체로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했을 뿐인데, 우리 가족 찾기 우수 본당 선정은 본당 공동체에 주신 하느님의 은혜로운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