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호계동본당 영성심리상담센터 ‘쉼’ 고병수 영성심리상담사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2-23 수정일 2021-02-23 발행일 2021-02-28 제 323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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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함께하심 인지할 때  스스로 상처 치유할 힘 얻죠”
본당 상담센터에서 상담 봉사
진정성 있는 대화로 치유 전해

고병수 영성심리상담사는 “주님께서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스스로 되뇌이는 과정 안에서 마음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나와 상대방을 함께 존중할 때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죠.”

제2대리구 호계동본당(주임 최영균 신부) 영성심리상담센터 ‘쉼’ 영성심리상담사 고병수(율리안나·62)씨는 “코로나19로 생기는 우울증상인 ‘코로나 블루’ 극복에 구성원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며 상호 간 이해와 존중을 부탁했다.

고씨는 본당이 2월부터 개설한 영성심리상담센터 ‘쉼’에서 매주 목요일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상담 봉사를 하고 있다. 영성심리상담센터 ‘쉼’은 평소 마음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진정성 있는 대화로 치료하는 데 종교가 나서야 한다는 최영균 주임 신부의 지론에 따라 개설됐다. 고씨는 최 신부의 지론에 공감해 전담 상담사로 함께 하고 있다.

고씨는 “최근 코로나19로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며 “이럴 때일수록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개인영역을 인정하면서 함께할 때 서로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내 코로나 블루 극복은 각자의 자아 존중에서 시작한다”며 이를 위해 각자 가족 안에서 역할을 질문하고 찾아가는 과정에 익숙해질 것을 요청했다.

고씨가 심리상담의 길로 들어선 건, 교사로 재직 중이던 2012년 달라진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하면서였다. 그는 학생들과 깊이 소통하며 이해하는 방식으로 심리상담을 택했다. 이후 가톨릭심리상담학회에서 본격적으로 심리상담을 공부해, 모태신앙으로 내려온 신앙을 함께 가미한 상담 방식으로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2017년에는 영성심리상담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2년간 미국 시카고로 유학길에 올랐다.

고씨는 영성심리상담을 “하느님께서 우리 관계 안에 함께 임하는 것을 아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사실 고통이 왜 오는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기 힘들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인지할 때,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께선 우리가 치유되고 행복하길 바라시는 분”이라며 상담에 임하는 모든 분들이 이를 기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가길 희망했다.

고씨는 “진정한 치유 영성의 힘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대면하는 데서 나온다”며 마지막으로 각자의 상처를 ‘나만의 아픔’이라 생각하지 말고, 성가정과 같은 안전한 공간을 찾아 함께 나누고 극복하자고 요청했다.

“우리가 모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마태 7,7)라는 성경구절처럼, 한발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나갈 수 있도록 각자 힘겨운 상황을 터놓는 용기를 갖길 기도합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