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세상과 교회를 지지하는 축성 생활

입력일 2021-01-26 수정일 2021-01-26 발행일 2021-01-31 제 3230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고 있다. 아무 조건 없이, 하느님 안에 한 형제자매라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말이다. 대표적인 주인공은 다양한 형태의 봉헌 생활을 하는 ‘축성(봉헌) 생활자’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도와 희생이 필요한 이때에도 그들은 쉼 없이 우리 모두의 의지처가 되어주고 있다.

세상이 질병과 전쟁 등으로 위기를 겪어온 오랜 역사 속에는 수많은 축성 생활자들이 수도원이나 수도생활의 영역을 넘어 꾸준한 기도와 큰 덕행으로 세상과 교회를 도운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박현동 아빠스가 올해 축성 생활의 날 담화에서 강조한 것처럼, 축성 생활자들이 복음삼덕을 실천하며 지속해온 기도와 활동은 어느 시대에나 어려운 사람들과의 연대의 끈이 됐고 교회의 영성을 더욱 빛나게 했다.

혹자는 세상과 떨어져 높은 담 안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권고 「봉헌 생활」(Vita Consecrata)에서 밝힌 “선교는 외적인 활동이라기보다 인격적 증거를 통해 세상에 그리스도를 현존하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 봉헌 생활의 첫째가는 과제인 동시에 하나의 도전”이라는 말씀을 더욱 깊이 묵상하게 되는 주일이다. 축성 생활자들은 어느 시대에나 기도와 활동 등을 통해 공동의 선익과 교회 쇄신에 이바지함으로써 인류의 올바른 삶을 지지해왔다. 특히 이러한 몫에는 비단 축성 생활자들만이 아니라 세례 받은 모든 신자들이 초대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