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안나의 집 봉사자 이원옥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1-19 수정일 2021-01-19 발행일 2021-01-24 제 322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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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서야 하느님 알게 됐지만 봉사하며 더 열심히 신앙생활”

이원옥씨는 “안나의 집에서 봉사하면서 어려운 분들께 주는 것 만큼,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말한다.

“안나의 집에서 봉사하면서 얻는 기쁨이 더 크기에, 도시락을 받기 위해 온 분들께서 건네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성남 안나의 집(대표 김하종 신부)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원옥(레지나·46·제2대리구 신흥동본당)씨는 “봉사하며 저 자신과 가족들이 얻는 게 훨씬 크다”며 겸손해했다. 이씨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에도 지난해부터 자녀들과 함께 안나의 집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고, 나누는 봉사에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하는 기적을 본다는 이씨는 “노숙인, 독거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넬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제빵이 취미인 큰 딸이 봉사자들을 위해 직접 구운 케이크를 가져다주고, 학교가 끝나면 안나의 집으로 바로 가는 아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무신론자였던 이씨는 지난해 제2대리구 수진동본당에서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았다. 2018년 신자였던 언니의 권유로 함께 간 수진동본당 미사 중에 느꼈던 거룩함과 장엄함에 이끌려 세례를 받게 됐다. 원인모를 질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자녀들을 위한 모성애도 이씨가 세례를 받는 계기가 됐다. 2019년 말, 예비신자 교리반에 등록해 신앙을 알아간 이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교리교육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족을 생각하고, 기도를 바치며 신앙을 이어갔다.

이씨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세례는 받아야 한다는 언니의 권유로 바치기 시작한 9일 기도가 이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가정에서 유튜브를 통해 김연준 신부(광주대교구 피아골피정집 관장) 기도 프로그램을 보며 가족과 함께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이씨의 이러한 정성은 가족을 신앙으로 이끌었다. 건강을 찾은 큰 딸은 함께 안나의 집에서 봉사하면서 세례를 받고 반주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돼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막내아들도 세례를 받기 위해 미사가 재개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성체를 모시지 못해 답답한 마음과 함께 간절함이 더 커진다는 이씨는 “지금의 시련을 하느님과 더 가까이 하는 시간으로 갖고자 한다”며 “매 순간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계속 기도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2013년 친정아버지 장례미사에서 연도를 바치던 신자들 모습을 보던 때부터 하느님을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는 이씨는 마지막으로 계속 안나의 집에서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봉사할 때 ‘도시락을 만들 때 몸으로 봉사하고, 인사하고 배분할 때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김하종 신부님의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지금의 시련을 이겨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