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낙인 대신 관심과 사랑 보내 주세요 학교 포기하는 사연 다양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은 여전 ‘학생’ 위주로 운영되는 제도와 지원 사실상 학교 밖 청소년들 제외시켜 편견에 더해 차별로 이어지는 상황 코로나19 상황에 더 큰 위기 내몰려 교회와 지역사회 함께 마음 모아야
■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 소장 은성제 신부 이야기
“어른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꿈을 위해 학교를 포기한 아이들이건 불안한 가정환경으로 학교에 부적응하는 아이들이건 학교 밖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이 낙인을 없애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은성제 신부는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을 볼 때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신부는 “학교 밖 청소년을 비롯해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은 직장인들이 가슴에 사표를 쓰고 직장생활을 하는 것처럼 그럴 수밖에 없는 나름대로의 힘든 사연이 있다”며 “내막을 알고 나면 이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A지T’(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 이하 아지트)는 가정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버스로 다가가 가출을 예방하고 그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돕는 청소년이동쉼터다. 은 신부는 “청소년들이 밀집돼 있는 곳으로 아지트가 가면 시끄럽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온다”면서 “어른들의 역할은 방황하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접근성 좋은 곳에서 지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책을 마련하기 이전에 지역사회 전체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긍정적으로 마음을 모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은 신부는 “주변 청소년 관련 기관들 대부분이 휴관이고 프로그램을 하다가 멈추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트 역시 2020년 1년간 1달 정도밖에 운영을 못했다. 아지트는 차선책으로 후원받은 식료품과 마스크 등을 나눠주고 연락 가능한 청소년과 먼저 연락 오는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통해 지원했다. 은 신부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처했지만, 소통 창구가 부족한 학교 밖 청소년들은 더 심한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가정의 학생들도 우울감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 신부는 신앙 안에서 함께 마음을 모을 것을 당부했다. “내가 겪는 약간의 불이익을 감당하지 않는다면 공동선은 실현되지 않습니다. 희생에 있어 관대할 수 있어야 하고 잘 끌어 안아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역 사회 안에서 잘 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전인적인 치유를 하시는 하느님 손길이 필요합니다. 직접적인 희생과 봉사도 중요하지만 함께 마음 모아 바치는 기도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