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생명의 소중함을 나누는 사람들 / 강민주

강민주(일루미나·제1대리구 율전동본당)
입력일 2021-01-05 수정일 2021-01-06 발행일 2021-01-10 제 322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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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사회복음화국 생명학교에서 올바른 생명 가치관 정립과 생명수호 운동 동참 및 생명문화 확산을 위한 열린 강의를 들었다. 생명학교를 수료한 사람들이 생명윤리에 관련된 책을 읽고 나눔을 하기 위해 생명 독서 모임이 진행 중이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나누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줌(Zoom)을 통한 화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익숙지 않은 줌 작업이어서 걱정했는데 모두 기대 이상으로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니 안녕!”“일루미나 안녕!”두 손을 흔들며 “잘 지내셨어요?”

한 명 두 명 화면으로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흔드는 두 손이 많아진다. 집의 디테일이 일부 드러나는 부담감도 있긴 하지만 화면 안에 얼굴은 밝아 보인다. 앉아 있는 자리는 제각각이다. 거실 소파, 책상, 주방 식탁, 베란다, 휴양림에서 휴가를 즐기는 중에 참석하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영상으로 모여 얼굴을 볼 수 있고 나눔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저도요!” “저도요!” 팀장과 발제자의 시작 기도로 독서 모임은 시작한다.

나눔을 하는 도중 화면 하나가 어두워진다. 잠시 후 화면으로 얼굴이 보이면서 “갑자기 정전돼, 핸드폰으로 다시 들어왔어요. 못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무슨 얘기 했는지 못 들었는데 어쩌죠.”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독서모임 시간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들을 때면 마치 내가 그 이야기 속에 있는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 서로의 선한 영향을 주고받는 시간이다. 내가 생각하는 하느님과의 관계는 무얼까!

고향이 대구이신 엄마의 성당 사랑으로 모태 신앙을 갖게 되었다. 초등학교 옆에 성당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이 성당을 지나야 했다. 시험기간이면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바빠진다. “제발 정답을 찍게 해 주세요”라며 두 손을 모은다. 기도 덕인지 나쁘지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라도 성당에 가서 기도한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하느님은 나에게 변화가 일어나 선택을 할 때 나침반이 되어 주신다. 물론 지금도 갈팡질팡하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있기도 하지만 나를 비춰주는 든든한 등대로 딱 버티고 계신다.

생명 독서 모임은 일상 안에서 생명의 문화를 꽃피우는 중이다. 경험을 들으면 가끔 가슴의 먹먹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따듯한 말로 벅찬 행복을 느끼며 저절로 손뼉을 치곤 한다.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심을 새삼 느끼며 살아간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강민주(일루미나·제1대리구 율전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