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1~2023 우리 교구는 (중)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1-05 수정일 2021-01-05 발행일 2021-01-10 제 322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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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주기에 따른 사목 프로그램 밑그림 제시
9가지 각 사목 영역에 따라
‘전인적 신앙 돌봄’과 함께
가정 공동체 특별히 강조
구체적 노력·프로그램 제안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지난 대림 제1주일을 맞아 3년간에 걸쳐 교구가 수행해야 할 사목교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공표했다. 이 교서는 2021~2023년에 걸쳐 교구 사목 전반에 적용된다. 올해는 이 교서의 원년이 된다. 사목교서 내용을 바탕으로 2021년 한 해 교구가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불확실하게 전개되는 사회 현실과 비대면으로 전개되는 소통문화 속에서 교구는 ▲가난한 이들 ▲가정 ▲영유아·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청소년 ▲사제·수도자 양성 ▲청년 ▲소공동체 ▲노인 ▲생명·환경 등 9개 사목 영역을 제시했다. 여기서는 영유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 사목 프로그램의 밑그림을 볼 수 있다.

교구는 지난 사목교서 「새로운 방법, 새로운 선교」에서도 통합사목과 전인적 사목을 강조하며 교구 모든 계층의 신자들이 전인적 신앙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특히 ‘가정’은 언컨택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신앙교육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해체 위기에 놓인 가정 공동체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됐다”며 “가족 구성원의 유대와 일치, 부모와 자녀의 대화, 가정 안에서의 신앙 전수 등이 갖는 중요한 의미가 자연스럽게 재조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각 가정에는 구성원들이 서로 일치하고 나누며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교구는 가족들이 일상 안에서 꾸준히 신앙 실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비대면 매체를 활용한 교육 자료와 안내서를 마련하고, 또 신자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히 가정 부분에서 교구는 부부들이 혼인 후 받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혼인 교육 이후 그 연속선상에서 받을 수 있는 후속 교육으로, 가장 기초적인 단위가 되는 가정과 가정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본부터 찾아 나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사회 현실을 반영해 이번 사목교서는 ‘노인’ 사목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접근해야 함을 역설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목 정책 수립과 시행은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이미 교구는 노인 사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노인대학을 중심으로 한 본당 노인 사목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인대학 연합회를 결성하고 봉사자 양성과 교육을 이끌었다.

사목교서는 이와 더불어 노인의 생애 주기 특성에 주목한다. 동적인 활동을 추구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정적인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시기의 노인들에게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관상기도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사목을 강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노인을 위한 기도학교 프로그램 개발 운영 및 노인 피정 프로그램 등을 제안하고 있다.

2001년 교구 시노두스 결과를 바탕으로 ‘소공동체 활성화’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교구는 ‘소공동체’ 영역에서도 전면적인 재검토를 암시한다. 소공동체가 신앙인 공동체 안에서 가장 이상적인 교회 모습을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내보인 교구는 다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함을 밝힌다.

기존의 구역, 반을 중심으로 한 소공동체가 효력을 잃고 있는 면에서 신자들이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소공동체 조직 구성을 제안하고 이를 지원할 것임을 표명했다. 속지주의 성격을 벗어나 지역 대상 계층의 특성에 따른 속인주의적 소공동체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사목교서는 이에 대해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와 교회가 규정하는 소공동체 사이에 존재하는 교회론적 의미 차이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가능한 접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일선 사목에 있는 사제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