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에 감사의 봉헌이 빠진다면?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76~1083항 전례, 은총을 받는 교회의 행위 일방적 사랑 아닌 쌍방의 친교 축복에 대한 신앙과 사랑으로 감사의 찬미와 봉헌 선행돼야
아버지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은 강복”(1079), 즉 복을 내려주심입니다. 그런데 그 복은 전례를 통해 내려옵니다.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1074)입니다. 전례가 없다면 누구도 아버지에게서 오는 은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례의 지향점은 항상 하느님 아버지여야 하며, 그 전례를 통해 복을 받는 교회의 모든 행위가 전례에 속합니다. 좁은 의미로는 전례가 ‘성사 거행’을 의미하겠지만, 넓은 의미로는 은총을 받는 교회의 모든 행위입니다.
우리는 이 은혜에 대해 적어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전례는 아버지의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오고 가는 쌍방의 친교 행위입니다. 그러니 카인과 같은 자세로 제단에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믿음으로써, 아벨은 카인보다 나은 제물을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믿음 덕분에 아벨은 의인으로 인정받고, 하느님께서는 그의 예물을 인정해주셨습니다.”(히브 11,4) 여기서 말하는 믿음이란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그 ‘감사’가 없었기에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자신들이 차지하려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례로 오는 은총이 끊겼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머리는 소이고 몸은 사람인 ‘미노타우로스’란 괴물이 나옵니다. 워낙 몸집이 크고 포악하여 그가 태어날 때 어머니가 많은 출혈로 죽었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미노스 왕은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을 만들어 자신이 낳은 괴물 아들을 가두어놓았습니다. 그가 사람을 잡아먹었기 때문입니다. 왜 미노스는 그런 괴물을 낳았을까요? 미노스는 크레타섬을 통치하는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의 왕권의 정통성을 의심하였고 왕권은 약해졌습니다. 미노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포세이돈 신이시여! 크레타섬이 저에게 내린 선물이거든 그 징표로 바다를 가르시어 흰 황소 한 마리를 이 섬으로 오르게 하소서. 저의 왕국이 굳건히 서는 날 저는 이 소를 잡아 당신께 제물로 바치겠나이다.”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