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성탄, 가난한 이에 오신 주님 기념해야”

입력일 2020-12-21 수정일 2020-12-22 발행일 2020-12-25 제 3225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황청 대림 피정에서 칸탈라메사 추기경 강조

【바티칸 CNS】 교황청 궁내원 강론 담당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 이들을 돕는 일은 “하느님을 따라하는 행위로, 이웃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사랑으로 우리 자신을 작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월 18일 성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대림 피정 중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교황청 관리와 바티칸시국 직원들에게 “성경은 예수가 태어날 즈음 마리아와 요셉에게는 묵을 방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오늘날 가난한 이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역사는 주님께서 어느 편에 서셨는지, 또 교회는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날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평신도로서 참가한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 장 기통(Jean Guitton)의 말을 인용했다. 기통은 당시 “공의회에서 주교들이 ‘가난의 성사’와 고통받는 이들 아래 있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기통의 말은 감정적이긴 하지만 신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서 “인간으로 태어나신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하거나 변변치 못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셨고, 이들 모두를 위한 성체가 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말씀하신 그리스도께서는 형제자매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또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성 요한 23세 교황이 ‘가난한 이의 교회’라고 말한 것은 교회의 가난한 신자들만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세례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교회에 속한 세상의 모든 가난한 이웃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몇몇 사람들은 ‘이들은 신앙도 없고 세례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은 헤로데의 명령으로 목숨을 잃은 베들레헴 일대의 아기들을 말하며, 교회는 12월 28일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고 분명 말씀하셨다”면서 “성탄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오신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