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앙생활 쇄신의 해로 기억될 올 한해를 보내며

입력일 2020-12-21 수정일 2020-12-22 발행일 2020-12-25 제 3225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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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연말에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할 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라는 표현을 관용적으로 사용한다. 어느 해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은 때가 없겠지만 2020년은 한국 가톨릭교회에 말 그대로 많은 일들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해였다. 한국교회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일찍이 없었던 사태였고 감당하기에 벅찬 고난이기도 했다.

한국교회가 헤쳐 나가야 할 당면 과제는 신앙의 핵심인 미사 봉헌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신자들의 신앙이 흔들리거나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도 확진자 급증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국 대부분의 교구에서 좌석의 20% 정도, 심지어 수도권 교구에서는 신자 20명까지만 미사 참례가 가능하다. 비상사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각 교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면서 물리적으로 신자들의 미사 참례가 제한되는 현실에 대처하고자 각종 SNS 매체를 총동원해 신자들에게 신앙의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어떤 여건에서도 흔들림 없이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전국 각 교구 공통적으로 미사 중단 후 다시 미사 봉헌이 가능해졌을 때 참례율이 미사 중단 전에 비해 50% 안팎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올 한 해를 다시 돌아보면서 스스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후 모진 박해시기를 이겨 내고 신앙을 꽃피운 한국교회 역사와 전통을 떠올려야 한다. 새해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신앙생활 여건이 좋아질 수는 없다. 신앙은 고난 속에 더욱 단단해진다는 진리를 새해를 앞두고 마음 속에 간직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