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2021년을 기다리며 / 민경화 기자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12-21 수정일 2020-12-22 발행일 2020-12-25 제 3225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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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 앉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편하게 대화할 수 없는 일상. 누군가의 기쁜 일을 옆에서 축하하고, 슬픈 순간에 함께해 줄 수 없는 일상. 옆 사람의 작은 기침소리에도 예민해지고,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사람에게 날을 세우며 보낸 2020년이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불안과 공포로 한해를 보냈던 우리는 이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올해 취재를 하면서 만난 성직자와 수도자들 역시 “코로나19를 통해 하느님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 답을 찾기 위해 4주간의 대림시기 동안 ‘코로나 시대의 별’을 쫓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이 없는 사람들은 밥 한끼 챙겨먹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더 커졌다. 하지만 그들을 예수님에게로 이끌어 주는 별은 고난의 시기에 더욱 빛났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돕고자 봉사를 자원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감염에 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진들은 의료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나누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코로나 시대의 영웅은 이 땅을 밝은 빛으로 채우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이 세상이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님을 깨닫게 해줬다. 긴밀하게 연결된 우리는 서로 배려하며 함께 가야 함을 알게 해줬다. 새로운 해를 기다리며 ‘함께하는 삶’을 실천하는 코로나 시대의 영웅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

민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