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육종암 4기 박은경(세레나) 양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12-15 수정일 2020-12-16 발행일 2020-12-20 제 3224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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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만 해온 어린 딸… 살아나게 도와주세요”
생존확률 30% 상황 어른도 힘든 치료 버티며 견디는 모습 안타까워
“하느님 도우심만 믿어”

육종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 중인 박은경양을 아버지 박진화씨가 간호하고 있다. 박양은 큰 고통 중에도 아빠를 위로하려는 듯 애써 웃음 짓고 있다.

“30%의 희망을 믿습니다. 꼭 살아날 것입니다.”

육종암 4기 판정을 받은 박은경(세레나·고1)양 아버지 박진화(모세·36)씨는 주치의로부터 딸의 생존확률이 30%라는 말을 들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굴곡진 인생을 살아 온 박진화씨에게 딸은 인생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고등학생 무렵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학교를 중퇴하고 생계를 도왔다. 그러다 20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박양을 낳으면서 2~3시간 쪽잠을 자며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았다. 하지만 박씨 아내가 딸과 남편을 두고 떠나 버린 뒤 그 충격으로 박씨는 공황장애를 앓게 됐고, 약을 먹지 않으면 온몸에 마비 증상이 오면서 발작을 일으켰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있었기에 약과 정신력으로 지금껏 버텨 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딸을 보고 있자면, 그동안 힘겹게 살아온 인생에 모든 보상을 받는 것 같았다. 그 기쁨도 잠시, 한 달 전 오른쪽 엉덩이가 계속 아프다는 딸의 말에 맹장이 터진 줄 알고 동네 병원을 찾았다. CT에서 종양이 발견된 것 같으니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단숨에 원자력병원으로 달려간 박씨와 박양은 그때 육종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이 하나만 보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박씨가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어디까지일까.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딸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박씨는 정작 딸에게 아픔을 물려준 것 같아 자신에게 원망도 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딸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희망이 가득하다.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알았을까. 박양은 지금껏 고생한 아빠를 ‘참 고마운 존재’라고 표현한다. 건장한 남자 어른도 버티기 힘든 항암치료를 시작한 박양은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며 애써 담담함을 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병마를 어린 학생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엉덩이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조직까지 떼어 내 몸 한쪽에 계속 허전한 느낌을 받고 있다.

“아직도 제가 이 큰 병에 걸렸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현재 박양 상태는 그리 좋지 않다. 종양이 폐로 전이됐다. 항암치료가 잘 맞아 수술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부모로부터 자연스레 신앙을 물려받은 박씨, 그리고 할아버지와 어린 시절 손잡고 성당을 다녔던 박양. 부녀는 가장 절박한 순간인 지금 하느님께 매달린다.

“먹고 사느라 제대로 신앙생활을 못해서 지금 하느님께 기도하는 게 염치없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절대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저의 전부인 딸이 보란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믿습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0년 12월 16일(수)~2021년 1월 5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