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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속 가톨릭을 찾아라] (24) 김신부의 rainbow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20-12-08 수정일 2020-12-08 발행일 2020-12-13 제 322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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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목 경험 녹여낸 영어 강론

‘김신부의 rainbow’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현우 신부(맨 앞 가운데)가 호주 해외사목 중 본당 신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에서 강론 영상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양 인형, 소금물, 간장통, 수갑을 소재로 삼아 강론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사제는 드물다. 심지어 영어로 강론을 하고 한글 자막까지도 달곤 한다. ‘김신부의 rainbow’를 운영하는 김현우 신부(인천교구)의 이야기다.

2011년 호주 브로큰베이교구로 파견된 김 신부는 10년간의 해외사목을 마치고 11월 귀국했다. 오랜 해외사목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강론과 본당 전례뿐 아니라 성경통독과 교리, 성가 등 다양한 분류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난 1년간 올린 영상의 수만 240여 개. 한 주에 평균 3~4개 정도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한국으로 귀국하는 과정도 영상으로 제작해 코로나19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2주간 자가격리 중에도 영상 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가톨릭’ 혹은 ‘천주교’를 검색해보았는데 영상 수가 너무 적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해 주님 승천 대축일 즈음부터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영상은 거창하지 않았죠. 그냥 강론을 짧게 촬영해서 올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네요. 지금은 영어권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들, 선교사님들께 작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한글 자막도 넣어 영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다. 유튜브를 통한 사목이 더욱 필요해지는 순간이었다. 온라인 미사뿐 아니라 본당 공지사항 등도 유튜브를 통해 전달했다. 이러한 활동은 주변 본당, 크게는 교구 내 몇몇 본당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주에서의 10년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호주 브로큰베이 교구 사제단은 저를 형제 사제로 받아들여 줬고, 신자들과의 관계도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만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졌죠. 그럴 때 큰 도움이 된 것이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는 소통의 장이 됐고 사목에 훌륭한 도구가 됐습니다.”

김 신부는 창세기 9장 13절을 사제수품 성구로 정했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는 말씀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이 성구를 따라 유튜브 채널명을 ‘김신부의 rainbow’로 정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라는 비가 그치고 희망의 무지개가 뜰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은 이때, 홍수가 그치고 하늘에 뜬 무지개를 생각하며 새로운 시작을 희망하시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는 그치고 하늘에 무지개가 걸릴 것이며, 이 어려움의 시간도 지나고 희망의 해가 솟아오를 것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는 한국 가톨릭교회에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가득 내리길 기도합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