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도 신자들 신앙 지키는 것이 저의 역할” 홀로 성전에서 미사 봉헌하면서 본당 신자들 사진 보면서 기도 외출과 휴가 통제된 병사들에게 회복탄력성 교육과 더불어 위문
■ 힘든 때일수록 신자들을 찾아 나서자
권 신부는 미사가 중단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신자들과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기간에도 고심 끝에 신자들을 찾아 나섰다. 본당 가족들 중 몇 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고 어떤 가족들은 부모님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직접 병원과 장례식장에 찾아갔다. “‘이런 때일수록 신부는 신자들을 찾아가야 한다.’ 싶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제로서 그때 찾아가지 않았다면 본당 가족들이 상황을 이해는 하면서도 많이 쓸쓸하셨을 것 같습니다.” 권 신부는 코로나19로 휴가와 외출이 통제돼 병사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졌을 때 그들을 찾아갔다. 부대 사령관과 간부들도 군종장교들이 특별한 활동을 해 주기를 기대했다. “마침 해군본부에서 마련한 ‘회복탄력성’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병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 주려고 병사들을 만나 교육을 실시했고 평소보다 ‘더 좋은’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요즘은 병사들이 외출을 해도 갈 곳이 없는 격오지 위주로 위문을 다니고 있습니다. 당연히 ‘정말 좋은’ 간식을 준비합니다.” ■ 동해해군성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키다 권 신부가 코로나19가 계속되는 동안 특별히 홀로 땀을 흘린 일이 또 있다. 동해해군성당을 새롭게 꾸미는 것이었다. 소박하게 ‘청소와 정리’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페인트가 벗겨진 야외 십자가의 길 14처 도색을 혼자 새로 했다. 기존 페인트를 일일이 다 긁어 내고 페인트 접착제를 꼼꼼히 바른 후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대작업이었다. 꼬박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성당 지하에 있던 폐기물 두 트럭 분을 정리해서 버리고, 제의실을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 새로 꾸몄다. 성당의 오래된 가구들도 분해해서 버렸다. 본당 신자들은 달라진 성당 모습에 좋아하면서도 권 신부 혼자 힘든 일을 한 것에 미안해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는 신자들이 늘어난 모습을 볼 때면 권 신부는 뿌듯함을 느낀다. 권호섭 신부는 힘겨운 시기를 보내며 본당 공동체의 소중함과 신자들의 신앙을 지켜줘야 한다는 소명을 되새기게 됐다. “지금은 미사와 성사 등 전례를 통해 신앙이 더 강해지도록 돕는 것이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최소한 신자들이 각자 자리에서 성경 통독과 필사, 십자가의 길, 렉시오 디비나 등을 하며 신앙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