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교보교육대상 받은 해올학교 교장 임석환 신부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0-12-08 수정일 2020-12-08 발행일 2020-12-13 제 3223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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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꿈 이루도록 각자 역량에 맞춤식으로 도와야”
제도교육 한계 극복하고 민간형 공립대안교육 추진
교회서 쌓은 경험 바탕으로 학생 각 개인에 관심 갖고
치유·돌봄 안에 교육 진행

해올중·고등학교 교장 임석환 신부가 12월 3일 학생들과 함께 교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대교구 임석환 신부(대구 해올중·고등학교 교장)가 12월 4일 올해 교보교육대상에서 참사람육성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임 신부는 전국 최초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로 2018년 개교한 해올중·고등학교(이하 해올학교) 초대 교장으로서, 대안교육의 틀을 새롭게 만든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임 신부는 “저 혼자 대단한 일을 이룬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 구성원이 함께 노력한 덕분”이라며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해올학교는 제도교육의 한계로 힘든 청소년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불어넣고 희망을 가꿔주는 교육공간이다. 학생들 상당수는 정서적·심리적 불안정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해올학교에서 치유와 돌봄 안에 안정을 찾고 열심히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교장 임 신부와 교사들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자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도운 결과다.

“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치유가 중요합니다. 그들의 불안정한 정서는 주로 가정과 사회로부터 겪은 심각한 소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아이들은 눈에 띄게 긍정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직접 만나보면 아마 놀라실 거예요. 선생님들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임 신부는 2012년부터 대안교육에 투신해왔다. 2013년에는 대구대교구 청소년대안교육센터 ‘꿈못자리’를 열고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과 지내며 그들과 이해의 폭을 좁혀나갔다. 교구에서 쌓은 역량은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라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만드는 데에도 큰 장점으로 발휘됐다.

공립대안학교 교육에 대해 임 신부는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률적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각자가 그들의 역량과 바람,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옷을 맞춰주듯이 도와야 한다고 임 신부는 말했다.

현대는 갈수록 변화가 빨라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임 신부는 이 같은 환경에서 정서적·심리적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해올학교와 같은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 역할이 점점 더 많이 요구될 것이며, 실제로 전국적으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가 성공하려면 민간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의 좋은 사례들이 앞으로 설립될 공립대안학교의 교사 양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해올학교는 2021년이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임 신부는 그들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협동조합 ‘해뜨락’을 조직했다.

“도자기, 옷, 가방, 화장품, 목공예품 등 우리 아이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해요. 실력이 참 좋아요. 앞으로는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 제품도 판매할 수 있고요. 이외에도 해뜨락 협동조합의 가치와 뜻을 함께하는 분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