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세계 장애인의 날’ 메시지

입력일 2020-12-08 수정일 2020-12-08 발행일 2020-12-13 제 322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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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신자도 성사·선교 능동적 주체”
장애인 존중 않는 인식에 대해 쓰고 버리는 문화 빗대어 지적
교리교사 양성할 노력도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8년 3월 28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알현 중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미국의 피터 롬바르디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애를 지닌 모든 가톨릭 신자들도 성사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각 본당에 장애인들이 교리교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환대하고 양성하기 위해 실질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12월 3일 유엔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하고 “본당에서 장애인이 온전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건물 구조적인 장벽을 없애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모든 신자들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연대와 봉사 정신으로 장애인과 이들의 가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더 이상 장애인들을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유엔 세계 장애인의 날 주제는 ‘더 나은 기반 짓기 : 장애를 포용하고 장애인을 받아들이는 지속가능한 포스트 코로나 세상을 향해’다.

교황은 ‘더 나은 기반 짓기’라는 유엔의 주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 주제로 어디에 집을 지어야 하는지에 관한 복음 말씀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교황은 사회와 교회가 장애를 지닌 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집을 위협하는 비와 강, 바람과 같다며 “이러한 태도는 우리 시대에 널리 퍼진 ‘쓰고 버리는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쓰고 버리는 문화 안에서 우리 인류 중 어떤 부분은 다른 이를 위해 희생되거나 소외당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태도는 약함이 우리 모두의 일부라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교황은 “장애를 지닌 이들도 다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성사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본당의 모든 전례에 장애인들도 참여해 다른 형제자매와 함께 신앙의 깊이를 채우고 신앙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교황은 장애인들도 ‘선교하는 제자’로서 다른 이웃과 신앙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교리교육 참여를 통해 본당 활동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