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감염병 상황을 정치 공격에 이용하지 말라”

입력일 2020-11-24 수정일 2020-11-25 발행일 2020-11-29 제 322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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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지도자에 당부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국 정부 지도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국민들을 위한 정책 만들기에 힘을 모을 것을 당부했다.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와 교황청 사회학술원,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CELAM)는 11월 19~20일 ‘라틴 아메리카 :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교황은 이 세미나에 보낸 동영상 메시지에서 “정부 지도자와 당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용해 정치적 경쟁자를 폄하하지 말고, 대신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놓고 국민을 위해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타인을 폄하하는 것은 공동체, 특히 가장 소외된 이들에게 미치는 코로나19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앨 뿐”이라면서 “선출직 관리와 공무원은 공동선을 위해 일하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동선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황은 “부패가 이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며,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교회의 부패는 복음을 병들게 하고 죽이는 나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코로나19 영향은 여러 해 동안 지속될 것인데, 이를 위해선 연대를 통해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면서 “향후 모든 조치는 소유나 배제, 축적이 아닌 기여와 공유, 분배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교황은 코로나19로 기존 사회·경제적 문제가 더 불거진 남미 지역에서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이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 자원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우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미교회는 용기 있게 위기를 대면하고 주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사막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