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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3) 자연주기법 실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0-11-17 수정일 2020-11-18 발행일 2020-11-22 제 3220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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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소통하고 함께 절제하는 부부 생활이 핵심
가임기 점액 나오는 날부터 3일까지 ‘이끌림의 시기’ 활용해 조절 가능
여성의 자연주기 각기 다를 수 있어 꾸준히 관찰하고 배우자와 소통해야 성숙하고 책임 있는 부부 생활 가능

(2)편에서는 자연주기법 실천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자연주기’에 대해 살펴봤다. 자연주기는 몸에 내재된 사랑과 생명의 질서로, 이를 파악·기록하면서 부부들은 자연주기에 따라 성숙하고 책임 있는 부부 생활을 할 수 있다. (3)편에서는 부부들이 자연주기에 따라 실질적으로 자연주기법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자연주기법 실천에 있어 유의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부부는 다양한 사랑 표현으로 서로에게 충실하게 되며, 결혼 생활에 만족감과 행복함이 더해짐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가 발간한 책 「내 몸 다이어리」에서는 자연주기법 실천으로 부부가 얻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자연주기법 실천은 부부가 자연주기를 파악한 뒤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부부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기로 결정해 행동하는 것으로, 부부는 이를 통해 보다 결속력 있는 부부 공동체로 거듭나고 더욱 화목하고 친밀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의미다.



■ 부부 생활에서 자연주기법 실천


그렇다면 부부 생활에서 자연주기법은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11월 13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기초과정 교육’ 시간에는 이를 ‘임신을 하고자 할 때’와 ‘임신을 미루고자 할 때’로 나누어 설명했다. 부부는 임신을 하고자 할 때 ‘이끌림의 시기’에 부부 행위를 하고, 임신을 미루고자 할 때는 ‘기다림의 시기’에 부부 행위를 함으로써 ‘부부 일치’와 ‘출산’이라는 부부 행위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자녀 수와 터울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끌림의 시기’는 가임기 점액(점액 관련 내용은 본지 11월 8일자 18면 참고)이 관찰되는 날과 그 후 3일까지로, 임신이 가장 잘 되는 시기를 말한다. ‘기다림의 시기’는 절제와 배려가 필요한 시기로 전기 비가임기와 후기 비가임기를 뜻한다. 임신을 미루고자 하는 부부는 반드시 월경기에 부부 행위를 미뤄야 하고, 점액이 있는 날이나 출혈, 점성이 있는 출혈이 있는 날에도 부부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비가임기라고 여겨지는 날에도 부부는 하루걸러 밤에만 부부 행위를 해야 하는데, 이는 부부 행위를 했을 때 남성의 정액이 여성에게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점액과 정액을 헷갈리지 않고 정확하게 주기를 파악하기 위해 일정 시간을 두고 부부 행위를 하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피크’(peak)일과 그 후 3일, 즉 피크일을 포함해 4일까지는 모든 성적인 접촉을 하지 않아야 하고, 그 이후부터 다음 월경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언제라도 부부 행위를 할 수 있다. ‘피크’일은 투명하고, 잘 늘어나고, 미끄러운 특성을 가진 가임기 점액이 나오는 마지막 날로, 배란이 일어날 확률이 가장 높은 날을 의미한다.





■ 다양한 주기


자연주기법 실천에 있어 유의할 사항은 모든 여성의 자연주기가 다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내 몸 다이어리」에 따르면 여성 자연주기는 평균 28~35일로, 월경기와 전기 비가임기, 가임기, 후기 비가임기가 한 주기로 반복되지만, 주기 길이 등은 여성마다 다르다. 여성들의 한 주기에서 가임기는 평균적으로 5~7일 지속되고, 배란이 일어나고 약 2주(11~16일) 후 다음 월경이 시작되는 것은 같지만, 배란이 언제 일어나느냐에 따라 주기 길이는 모두 다르다. 월경 중에 배란이 일어난다거나 월경 후 전기 비가임기 없이 바로 배란이 일어나는 것처럼 평균보다 일찍 배란이 일어나는 경우를 ‘짧은 주기’라고 하고, 월경 후 전기 비가임기가 길어서 배란이 늦어지는 경우를 ‘긴 주기’라고 부른다.


특히 이 주기는 여성의 감정 상태나 스트레스 유무, 임신 여부, 폐경이 임박한 경우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 주기 안에서 피크일 점액이 여러 번 나타나는 ‘피크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고, 주기 후반에 출혈이 있긴 하지만 월경은 하지 않고 건조하거나 비가임기 점액이 분비되는 ‘무배란 출혈’의 경우도 있다. 이렇게 주기가 다양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때에 따라 건강 이상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점액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필수다.



■ ‘대화’와 ‘절제’ 중요


무엇보다 자연주기법 실천을 위해서는 ‘대화’와 ‘절제’가 중요하다. 자연주기법 실천을 위해 부부는 생식력, 특히 여성이 자신의 주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남성은 이러한 여성 주기를 존중하며 둘은 성적 충동이나 본능을 자유 의지로 조절해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행복한 가정운동’ 회원 황선아(가타리나) 강사는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기초과정 교육’에서 ‘부부 사랑과 자연주기의 실천’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자연주기는 함께하는 자연주기”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자연주기법 실천으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사랑을 보호하고 출산에 대한 책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황 강사는 자신의 부부 생활을 언급하면서 “여성은 주기를 알고 기록하고 배우자와 나눔으로써 몸 안에 있는 신비를 돌아볼 수 있고, 남성 역시 배우자 주기에 대해 이해·배려함으로써 성적 친밀감이 상승하고, 성에 대한 대화가 잘되니 다른 부분에서도 소통이 잘된다”고 밝혔다.


‘행복한 가정운동’ 담당 박은호 신부는 “자연주기법은 실천적 측면에서 자제가 필요하다”며 “‘빌링스 배란법’을 보다 표준화·객관화·체계화한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에서는 부부들이 자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파이스’ 배우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스’(SPICE)란 Spiritual(정신적인)·Physical(육체적인)·Intellectual(지적인)·Creative(창조적인)·Emotional(정서적인)이라는 알파벳 첫 글자들을 합한 말로, 부부가 다차원적으로 의사소통 방법을 개발·실천함으로써 진정한 의사소통을 하고 이를 통해 둘의 사랑은 더욱 돈독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함께 기도하기, 서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오붓하게 식사하기, 하루 동안 있었던 일 공유하기, 기분을 표현하고 이해하기 등은 부부가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파이스 예시들이다.



※자연주기법 실천 상담·교육 문의 02-727-2351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행복한 가정운동’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