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추규호(루카) 신임 주교황청 한국대사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11-17 수정일 2020-11-17 발행일 2020-11-22 제 3220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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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이루는 노력에 다리 역할 하고 싶어”
평화증진 위한 교황청 외교
한 걸음 나아가게 힘 보탤 것
최양업 신부 시복도 과제

최근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임명된 추규호 대사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기도하며 임무를 잘 수행하겠다”고 말한다.

“교황청과 한국정부,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추규호(루카·68) 신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11월 16일 본지와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정부와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어 큰 감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교황청에서는 분단국가로서 한반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교회의 본분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가톨릭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해 종교적인 의미에서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1952년생인 그는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주시카고 총영사, 주일본대사관 공사,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주영국 대사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외교관 출신인 추 대사는 평화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교황청 외교 전략에 대해 “교황청 권위와 교황님의 도덕적 리더십으로 전략을 뛰어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과제로는 양적인 발전을 넘어선 질적인 발전을 꼽았다. 그러면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해서도 힘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추 대사는 “최양업 신부님의 족적을 보면 몸이 부서져라 선교하시다가 돌아가셨다”며 “한국교회는 독특한 순교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신앙을 물려받은 그는 사석에서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은행원 생활을 했던 그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외교관이 된 것도 운이 좋아서라고 겸손하게 고백했다. 그는 “저의 긍정적인 힘은 기도와 신앙의 힘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력하면서 기도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며 “가진 것에 비해 잘 풀리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침마다 영어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는 추 대사는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로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마르 11,24)이라는 말씀을 꼽았다.

앞서 추 대사는 11월 10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환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반도와 남북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우리 국민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주신 만큼 감사 말씀을 잘 전해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