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2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 이모저모·수상소감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사진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11-10 수정일 2020-11-11 발행일 2020-11-15 제 321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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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구원의 길 연구 노력에 감사하며 화기애애하게 진행
코로나19로 소수인원 입장
가족적 분위기로 인사 나눠
시상식 최초로 유튜브 생중계

11월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제2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에서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신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모저모

한국교회 내 유일한 학술상으로 권위와 전통을 지닌 한국가톨릭학술상 제24회 시상식이 11월 5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열렸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기 위해 수상자와 가족·친지, 주최사인 가톨릭신문사, 후원사인 BESKO ㈜득인기공 임직원 등 모두 49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적이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시상식은 운영위원장 김문상 신부(가톨릭신문사 사장) 인사말,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격려사, 권오광(다미아노) ㈜득인기공 대표 축사,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 경과보고, 이재룡 신부(한국 성토마스연구소 소장) 심사평에 이어 시상 및 수상소감 발표 순으로 이어졌다.

◎… 지난해까지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은 축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리에 치러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상자와 주최사, 후원사 임직원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손 소독, 인적사항 확인 등을 거쳤다. 좌석 배치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비록 예년에 비해 참석인원은 적었지만 오히려 더욱 가족적이고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문상 신부도 “올해는 코로나19로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을 개최할 수 있게 됐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 올해 가톨릭학술상 시상식 준비에는 가톨릭신문 영상팀 기자들이 가장 분주히 움직였다. 코로나19로 시상식장 참석인원을 부득이 제한하는 만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상식에 가급적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영상팀 기자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행사장에 도착해 내부 공간구조를 살피며 영상과 음향 시설을 설치하느라 땀을 흘렸다. 시상식 진행 중에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시상식을 마친 후에도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자리를 정리했다.

◎…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가톨릭학술상에서는 ‘후원사’가 돋보였다. 지난해에는 후원사 없이 가톨릭 학술 발전에 동참하려는 여러 개인과 단체, 사업체들이 기금을 십시일반 마련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BESKO ㈜득인기공 권오광(다미아노) 대표가 가톨릭학술상 후원사로 참여했다. 권 대표는 축사에서 “24년 역사에 빛나는 가톨릭학술상이 가톨릭 학문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지원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조환길 대주교 역시 격려사에서 “(주)득인기공은 103위 성인 중 한 분인 권득인 베드로 성인 정신에서 회사명을 지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가톨릭학술상을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상금은 아내에게 주십시오.” 올해 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자인 성염(요한 보스코)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가 조환길 대주교로부터 상패를 받은 후 조 대주교에게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상금은 부인에게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부인인 전순란(마르가리타)씨는 다소 놀란 듯 앞으로 나가 조 대주교에게 상금 봉투를 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상식에 참석한 성 전 대사 아들 성하윤 신부(살레시오회)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저서를 보며 교부의 깊은 사유와 신앙 안에 녹아 있는 진리에 관한 통찰력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복잡하고 어려운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정표요 나침반으로 작용한다는 놀라운 신비를 느낀다”며 “진리와 구원의 길에 나아가려는 교회의 노력과 숙제를 아버지께서 함께하고 계심에 마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제2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자인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가운데)와 부인 전순란씨(맨 오른쪽)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에게 상패와 상금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번역상 수상자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황치헌 신부(오른쪽)와 후원사인 BESKO(주)득인기공 권오광 대표.

시상식 전 환담을 나누는 수상자와 참석자들.

시상식 참석자들이 행사장 입장 전 발열 확인을 하고 있다.

■ 수상소감

□ 본상 –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교부들 원전으로 복음 선포해 받은 격려”

어려서부터 교회의 치맛자락에 싸여 자라고 활동하면서 번역을 생업으로 삼아 온 제게 한국가톨릭학술상이라는 과분한 격려를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주어진 상은 사도들로부터 복음을 생생하게 전수받은 교부들이 계시 진리를 인간다운 지혜로 펼쳐 온 노력을 교회의 성전(聖傳)으로 받아들이고, 교부들의 원전이 우리말로 옮겨지는 활동을 복음 선포의 일환이자 신앙 토착화로 환영받는 표라고 여기고 싶습니다.

저는 「삼위일체론」에서 3000년기 인류 운명을 가늠할 기조어 ‘형제애’ 혹은 ‘사해동포애’를 ‘하느님’이라고까지 명명하는 아우구스티노 사상이 현대인들에게도, 사회교리 선포에 복음화의 미래를 걸고 있는 교회에도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 번역상 – 황치헌 신부

“세계교회사 연구라는 소명 끝까지 충실”

저의 졸역에 과분한 상을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을 타게 된 것은 번역을 잘했다기보다 번역할 책을 잘 골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남아 있는 세계공의회사 총서 10권은 물론이고 「고대교회사 사료 편람」, 「그리스도교 예술사」 등 교회 역사에 관한 많은 작품들을 번역해서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풍부한 연구의 장을 마련해 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논어」에 있는 증자의 말에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이니 死而後已(사이후이)”라 곧, 책임이 막중하고 갈 길이 머니 죽은 다음에야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한국천주교회의 세계교회사 연구부분에서 제가 맡은 역할, 저에게 맡겨진 소명에 끝까지 충실하도록 힘쓰겠습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사진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