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함세웅 신부, 고(故) 윤형중 신부 추모 서예전 열어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11-03 수정일 2020-11-03 발행일 2020-11-08 제 321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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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속 횃불 들었던 참스승의 정신 담다
해방 전후 한국 언론·출판과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선 사제
가르침 되새기는 51점 전시

고 윤형중 신부를 추모하기 위해 10월 28일~11월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전을 개최한 함세웅 신부가 개막식에서 작품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도현우 신부 제공

고(故) 윤형중 신부(1903~1979)를 추모하는 함세웅 신부(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서예전 ‘암흑속의 횃불’이 10월 28일~11월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열렸다. 윤형중 신부는 해방 전후 한국 언론, 출판계 선구자이자 유신독재에 맞서 인권과 평등,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서며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한 사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전시회는 ‘암흑 속의 횃불’을 비롯해 ‘심장을 찢어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자명(自明)’ 등 함 신부의 서예작품 51점으로 꾸며졌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798예술구 산두반예술공간에서 열린 ‘평화공존: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 한중 서예전’과 지난 6월 파주 민족화해센터 평화순례자 갤러리에 전시된 ‘민족화해: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 추모,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서예전’에 이어 열렸다.

함 신부는 개막식에서 ‘내가 죽거든 내 시신을 들쳐 업고 중앙청과 광화문 앞을 걸으면서 민주화를 외쳐라’는 윤 신부의 유언을 소개했다. 함 신부는 “윤형중 신부 뜻을 따르기 위한 여러 고민 끝에 광화문에 위치한 이곳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후배 신앙인들이 윤 신부의 정신을 잘 이어받아 교회와 사회의 정화, 발전, 성숙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개막식에는 권병현 전 주중 대사,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해 축사를 건넸다.

전시된 서예작품은 지난 9월 출간된 「암흑 속의 횃불」 ‘참스승 윤형중 신부 추모집’에 정의·은총·완덕 3장으로 나뉘어 실려 있다.

윤형중 신부는 1933년 장면(요한) 전 국무총리와 정지용(프란치스코) 시인 등과 함께 「가톨릭 청년」을 창간하고 편집장에 취임했으며, 「경향잡지」 편집장으로도 활동했다. 아울러 조선천주교순교자현양회 결성을 추진한 윤 신부는 일제시기부터 순교자 현양에 앞장 선 선구자로 평가 받고 있다. 해방 이후에도 교회 언론이 발전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1974년에는 유신독재에 반대하며 민주회복국민회의 상임대표위원을 맡는 등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 수호에 앞장섰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