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자본주의 바탕에는 가톨릭의 질서(라틴어 ordo) 개념이 내포돼 있다. 창조 때 하느님은 만물에 내재적 질서를 부여했고 인간은 물질적·생물학적인 차원은 물론이고 윤리적·사회적·영적 차원에서 신적 질서를 발견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 그리스도교인들이 발견한 질서자본주의의 길은 자본주의 경제의 장점을 드러내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었다. 주 박사는 “이런 내재적 질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장점을 구현하면 개인의 자유와 창의도 증진되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평등과 나눔이 증가하는 공존과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큰 특징은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고 현실 안에서 가톨릭 사회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세계 경제가 실질적으로 인간의 얼굴을 갖추는 데 가톨릭교회 사회교리가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힌 마르크스 추기경은 현대 세계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건에 의문을 제시하며 가톨릭교회 사회적 가르침의 큰 원칙들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한국 사회에도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의미가 있다.
주 박사는 “2016년 탄핵 이후 새로운 주류 세력이 등장한 시기에 마르크스 추기경의 질서자본주의를 경청하고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번역했다”며 “자본주의 본래 질서를 발현해야 한다는 교회 목소리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사회적 실천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