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기후위기 대처 위한 ‘특별사목교서’ 환영한다

입력일 2020-10-20 수정일 2020-10-20 발행일 2020-10-25 제 321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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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교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관련된 후속 장기사목계획 마련에 나섰다. 주교단은 가을정기총회를 마치면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앞에서’라는 제하의 특별사목교서를 발표하고 현재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주교단의 이같은 인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좀 더 체계적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래전 기후위기가 인류 생존의 중요한 요소임을 예견하고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세계교회가, 또 한국교회가 나름의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왔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주교단도 이러한 부족함을 인정하고 있다. “선교사명에는 충실하려 했지만,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과 피조물의 고통에는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다”고 특별사목교서에서 고백하고 있다.

‘생태적 회개’의 출발점은 어딘가. 가정이다. 그 어떤 곳보다 가정이 기후위기 해결의 주축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가정이 생태적 삶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어 본당과 교구, 나아가 사회 전체가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면 이러한 위기는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이 자연을 무제한 개발하고 소비하고 폐기해 온 결과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일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인류의 생존을 장담할 수가 없다. 생활과 소비 형태를 필히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주교단의 특별사목교서와 실천지침을 크게 환영한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지구 생태계가 한계점에 도달하여 울부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특별사목교서의 내용이 세상에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