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결과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10-20 수정일 2020-10-21 발행일 2020-10-25 제 321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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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낙태 허용 법안에 경고… 새 의장에 이용훈 주교
임신 24주까지도 낙태 가능한 정부 입법안에 반대 입장 표명
생태 문제 지적하는 교서 통해 공동의 집 보존 실천 지침 제시
김대건·최양업 신부 희년 맞아 미사와 다양한 행사 계획 마련

2020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신임 의장단이 10월 1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기 유흥식 주교, 의장 이용훈 주교, 부의장 조규만 주교.(왼쪽부터)

정부가 임신 24주까지도 낙태가 가능하도록 하는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한국 주교단은 생명수호, 낙태 반대라는 교회의 변함없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새 의장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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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10월 12~15일 2020년 추계 정기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신임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0월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정기총회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장에서 사실상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정부 입법안에 대해 “각 교구마다 신심단체를 통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또 정부에 병원과 의사 개인, 간호사 등 의료진이 낙태 시술을 거부할 수 있는 진료거부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우리나라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인간 생명을 지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특히 낙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고 계속 행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교회의는 또 이번 정기총회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후속 장기 사목계획을 위한 특별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제시했다. 특별 사목교서는 전 세계 인류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주요 원인으로도 기후위기가 지목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늦출 수 없다는 주교단의 판단에 따라 발표됐다. 이 주교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위기로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전염병 창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교회는 지구 공동의 집을 잘 보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한 본분과 실행해야 할 의무를 잘 표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구 지키기 운동을 계속해 나가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2020년 11월 29일부터 2021년 11월 27일)을 맞아 한국교회 차원의 희년 기념행사와 교구별 행사 계획도 마련됐다. 한국 주교단은 11월 29일 정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하며, 개막일에 맞춰 주교회의 의장 명의 담화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또 교구별로는 예수 성심 대축일이자 사제 성화의 날인 2021년 6월 11일에 희년 사제대회, 8월 21일 솔뫼성지에서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미사를 진행한다. 희년의 주제는 ‘당신은 천주교인이오?’로 정했다.

또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21년 2월 28일 각 교구 모든 본당에서 일제히 시복을 위한 기원미사를 봉헌한다.

이 외에도 주교회의는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김희중 대주교)가 가톨릭평화방송(사장 조정래 신부)과 공동 제작한 총 47편의 ‘가톨릭 영상 교리’와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가 마련한 「청소년사목 지침서」를 승인했다.

주교회의는 이번 총회에서 새 의장 이용훈 주교 외에도 부의장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 서기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상임위원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과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를 선출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은 박현동 아빠스가 맡는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