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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특집] 번역상 -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페소·칼케돈 공의회」 번역한 황치헌 신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0-10-13 수정일 2020-10-13 발행일 2020-10-18 제 3215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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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들 연구에 도움 되는 전문 자료 되길”
수원가대 세계공의회사 총서 시리즈
상세한 역주와 교부들 가르침 첨가
「신경 편람」 부족함 채워줄 심화서
“연구 초석 놓은 선배 학자들 덕분”

>>> 황치헌 신부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에서 신학석사 학위, 독일 뮌헨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세계사 전공)를 받았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사통상문을 위한 라틴어」가, 번역서로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 「에페소·칼케돈 공의회」가 있다. 앞으로 세계공의회사 총서와 「그리스도교 예술사」 등 번역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에서 교회사 연구의 초석을 놓으신 분들 노고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그 초석 위에 쌓는 일을 할 뿐입니다. 그분들 연구결과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2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을 수상한 황치헌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선배 학자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특히 고(故) 최석우 몬시뇰을 비롯한 여러 교회사학자들이 한국교회사 연구뿐 아니라 세계교회사와 보편공의회사에 관한 개설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번역서를 남겨 줬기에 이번 번역 작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1~4차 공의회는 그리스도론과 삼위일체라는 교회 가르침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교의를 다루는 공의회입니다. 그래서 이 4번의 공의회는 ‘네 거룩한 시노드’라 불리며 4개의 복음서에 견주곤 합니다.”

황 신부가 우리말로 옮긴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2018)와 「에페소·칼케돈 공의회」(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2020)는 ‘수원가톨릭대 세계공의회사 총서’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이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공의회 관련 서적들이 개설서였다면, 이 책들은 각 공의회를 낱낱이 파헤친 심화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들이 「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이하 「신경 편람」)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회사를 공부하는 분만이 아니라 교의신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도 꼭 읽으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초판 저자 이름을 따 ‘덴칭거’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신경 편람」은 교회 역사 안에서 발표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공식 가르침을 집대성한 책이다. 「신경 편람」은 각 공의회 문헌 중에서도 ‘신앙과 도덕’에 관한 내용만을 발췌하고 있어 공의회 전체를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또한 각 공의회 문헌에 담긴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공의회에 얽힌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기에 「신경 편람」의 우리말 번역 작업에 동참하던 황 신부는 세계공의회사 총서 번역을 결심했다.

“원사료를 중심으로 교회사와 교의신학을 연구하는 터를 닦고 싶습니다. 책도 없이 공부하던 시절에서 선학들 노력 덕분에 개설서로 공부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 세계공의회사라는 심화된 책을 통해 후학들이 연구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황 신부가 번역한 세계공의회사는 그저 원문을 우리말로 옮긴 책이 아니다. 황 신부는 특히 후학들의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먼저 황 신부는 독일어판을 기초로 프랑스어판과 라틴어 원문을 참조해 번역의 질을 높였다. 신학용어들은 「신경 편람」과 통일시켜 연구자들의 편의를 도왔고, 교의신학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관련 신학자들에게 조언을 청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에는 역주를 상세히 기술하기도 하고, 중요 개념에 관련된 교부 가르침을 첨가하기도 했다. 그리스어나 라틴어가 원문인 사료들을 인용한 경우에는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문을 우리말 번역과 나란히 실었다. 또 에페소·칼케돈 공의회 1500주년을 맞아 교황 비오 11세가 발표한 회칙들도 첨부했다. 원문 자체도 원사료가 풍부한 책이었지만, 황 신부 번역으로 원사료에 더욱 충실해졌다.

황 신부는 “후학들을 위해 사료적 측면을 보완해, 원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문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한 해에 한 권씩 세계공의회사 총서를 출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번역상 수상작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

(502쪽/3만 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에페소·칼케돈 공의회」

(526쪽/3만 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와 「에페소·칼케돈 공의회」는 최초의 공의회인 니케아공의회와 그에 이어지는 콘스탄티노폴리스·에페소·칼케돈 공의회 역사를 소상히 살피는 책이다. 책은 배경에서부터 소집, 공의회가 전개되면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논쟁, 사상적 대립, 마침내 공의회 종료에 이르기까지 거쳐 온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에는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와 ‘하느님의 어머니’ 교리를 선포한 에페소·칼케돈 공의회에 관한 다양한 원사료가 충실하게 담겨 있어 교회사 및 교의신학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