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의학공헌상 수상 맹광호 교수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10-13 수정일 2020-10-13 발행일 2020-10-18 제 321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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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이라면 생명존중과 수호 당연한 일”
의료인문학 교육 헌신 공로로 대한의학회 주관 상 받아
생명의료윤리 교육 위해 직접 영사기 싣고 현장 가기도

맹광호 교수는 “가톨릭신자 의사들은 누구나 생명의료윤리 전문가와 실천가가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의학은 학문적 특성상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지식과 기술 외에도 생명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야 하는 학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게 주어진 이 상은 우리 의학계가 의료윤리를 포함한 의료인문학 관련 교육의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셈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6일 제6회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을 수상한 맹광호(이시도로·78)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대한의학회(회장 장성구)가 주관하고 부채표 가송재단(이사장 윤도준)이 후원하는 이 상은 우리나라 의학 발전 기반 조성에 헌신적으로 공헌한 이에게 수여된다.

맹 교수는 의사양성 과정에서 의료윤리를 포함한 의료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학회 창설과 교과서 발간 등 의학의 휴머니즘 가치를 높이는 일에 헌신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맹 교수는 그동안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과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 생명운동본부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그에게 생명존중과 수호를 위한 실천은 의료인으로서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였다.

맹 교수는 “가톨릭의과대학 입학과 함께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생명에 대한 일종의 새로운 ‘눈뜸’을 경험했다”라며 “그 뒤로 1975년 춘천교구 박 토마 주교님을 도와 ‘한국행복한가정운동’ 설립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생명의료윤리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적으로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1970년대에는 직접 영사기를 싣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찾아가 임신과정에 대한 교육을 했다는 맹 교수. 그가 이렇게 열심히 생명의료윤리 교육에 힘썼던 이유는 가톨릭 의료인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생명의 시작과 끝에 관해 누구보다 그 실체적 진실을 잘 알고 있는 의료인들이 생명을 존중하고 수호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요. 특히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예수님의 환자치유 활동을 본받아 누구보다 먼저 의료 활동을 시작한 가톨릭신자 의사들은 생명의료윤리 전문가와 실천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의료인으로 한길을 걸어온 맹 교수는 끝으로 자신의 삶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며 평생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사로 산다는 것을 더 없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을 실천하는 의사들 모두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고 ‘행복한 의사’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