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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 마친 정웅모 신부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0-10-13 수정일 2020-10-13 발행일 2020-10-18 제 321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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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상황에도 하루 150명씩 찾아줘 감사”
코로나19 악재로 걱정했지만 24일간 3400명 다녀가며 성황
성인화 보는 시각 각자 달라도 각자 신앙 성숙 계기 됐을 것 

정웅모 신부는 “성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의 세계로 나아가는 창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성인화가 우리 곁에 가까이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장 필요한 때에 열린 전시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가 잘 마무리 돼 기쁘고 감사합니다.”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 총무로 9월 4~27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린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 - 피어라, 신앙의 꽃’ 전시 총괄을 맡았던 정웅모 신부(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는 전시를 마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성인화 특별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4일간 열린 전시에 1일 평균 150명, 총 3400명이 다녀가며 성황을 이뤘다. 정 신부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1만 명은 훌쩍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성인화 특별전은 지난해 순교자 성월로 예정됐다 미뤄졌다. 1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전시를 열게 됐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전시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과연 전시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아무런 불상사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하느님 은총과 모든 순교 성인·성녀들의 전구와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신부는 24일 내내 전시장을 지키며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기록으로 남겼다.

“어떤 분은 성인화를 작품으로 바라봤고, 어떤 분은 성인화를 통해 자기 성찰을 하고 하느님 나라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성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 다 달랐지만 각자 자기 마음 안에 성인의 형상을 담아간 것이 가장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 사연도 다양했다. 한 신자는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천상 성인들의 도움에 감사드리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했다. 반대로 입원하기 전 기도를 하려고 먼저 관람을 한 이도 있었다. 4살 꼬마는 자기 성인을 만나기 위해 이모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았다.

“성인화를 상설 전시해달라거나 아니면 특별전을 연장해달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에 교구 순회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성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의 세계로 나아가는 창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성인화가 우리 곁에 가까이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3년 반에 걸친 긴 숙제를 마쳤지만 정 신부에게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성인화 제작 과정 기록들을 보고서로 제작해 향후 지침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성인화 제작에 있어서도 103위 성인 모두가 모인 후광 있는 성인화, 가족 단위 성인화 제작,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들의 개별 초상 재제작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