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노동 문제, 공동선 원칙으로 풀어가야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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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가 전 세계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노동 개념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9월 22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이 교차하는 시대에 교회적 시각에서 바람직한 미래 노동 형태를 찾았다는 데서 의미가 큰 자리였다.

지금은 코로나19가 진행 중이고 향후 행방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즉 ‘코로나 이후’ 인간 삶을 내다볼 수 있는 전조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간 소외’가 놓여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누구보다 먼저 고통 받고 직장을 잃은 이들은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 약자들이고 소외 계층이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 올 새로운 삶의 방식에서 “실업을 포함한 인간 소외 문제가 가장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신부는 현실적 해결책으로 노동시간 재분배와 노동의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교회가 정부 부서나 정치권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인간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교회의 노동사목소위 총무 정수용 신부가 토론회에서 말한 대로, 신앙인들이 세상 논리가 아닌 복음 논리를 바탕으로 노동 문제에서도 ‘공동선’을 우선시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