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눔과 돌봄이 있는 곳-교구 인준 종합복지관 돌아보기] (8) 부락종합사회복지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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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행복 위한 사회복지 응급실”
자원 리싸이클링 ‘공유 플레이스’
노인 일자리 창출·수익금 환원
올해는 청소년 문화공간도 마련
내년부터는 ‘이동복지관’ 추진
복지 서비스 접근성 높일 계획

경기도 평택시 북부 지역에 자리한 부락종합사회복지관 전경. 지역 주민과 함께 행복한 지역 사회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부락종합사회복지관 제공

경기도 평택시 서정로 303번지 소재 부락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정일준 신부, 이하 복지관)은 인근 부락산 및 분수공원과 어우러지며 평택 북부 지역 주민 쉼터이자 지역 주민과 함께 행복한 지역 사회를 위한 마중물을 자처한다.

2001년 9월 7일 개관해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복지관은 지난해 영유아 물품 및 자원 리싸이클링 매장 공유 플레이스를 개관하고 올해는 청소년 크리에이터 전용 문화공간 유스 플레이스(youth place)를 열었다.

현재 어르신 15명가량이 노인 일자리로 참여하고 있는 공유 플레이스는 지역 사회 자원과 재능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소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또 수익금을 다시 지역에 있는 불우 이웃에게 환원하는 나눔 공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수익금은 저소득층 아동(4가정) 학습을 위한 결연 후원, 사각지대 긴급 지원 및 긴급 물품 지원 등에 쓰였다. 복지관은 그 흐름 안에서 앞으로 평택 지역에 지속적인 물품 재활용 및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려 한다.

유스 플레이스는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청소년 크리에이터 카페다. 지역사회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페 및 도서관 형태로 리모델링 작업을 거쳤다.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쉴 수 있는 장소로 운영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를 마련해 창작에 관심이 높아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건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있으며, 내부 교실은 기존 복지관 이용 아동과 청소년 사업 참여자를 위한 방과 후 체험 교실과 청소년 공부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공유 플레이스에는 15여 명이 노인 일자리로 참여하고 있다. 부락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이런 복지관 행보는 ‘지역 주민의 행복을 위한 사회복지 응급실’이라는 미션 속에 ‘평택 모든 단체와 그물망 네트워킹을 통해 지역주민 누구나가 필요로 하는 토탈 원스톱 서비스 제공’ 비전을 실현코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비접촉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이 활발해지면서 언택트가 화두다. 복지관들도 코로나19로 기존의 대면 프로그램을 비대면 형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부락종합사회복지관은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주민 소통과 유관기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착안했다.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에 부닥친 동네를 직접 찾아가 지역 주민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는 가운데 20년 가까이 지역 사회복지관으로 자리매김하며 맺어온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세밀하게 지역 사회를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복지관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아산사회복지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다양한 외부 단체 및 기업과 연계해 취약 계층들에게 긴급지원금, 온누리상품권, 긴급구호 박스 지원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상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펼쳤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함에 따라 단발적인 지원보다는 장기적이며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꾸준히 강구하고 있다. 공유 플레이스 운영 수익으로 긴급 지원 대상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평택도시공사와 함께 사회공헌사업으로 위기 가정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준비 중이다.

관할 지역 내 10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의 협업으로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 발굴과 신속한 지원에 힘쓰는 모습도 눈에 띈다.

복지관은 향후 지역 내 행정복지센터, 민간단체와 단계적인 협약을 맺어 온마을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사회 이슈 및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고 협력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욕구를 마을 공동체 구축으로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온마을협의체를 바탕으로 이동복지관을 추진한다. 복지관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 즉 동을 중심으로 직접 찾아가는 자리다. 복지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로써 지역 주민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은 많은 교육을 받고 있다. 복지관 홀로 그리는 밑그림이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한 훈련이다.

관장 정일준 신부는 루카복음 9장 6절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주었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그들 사정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애쓴 제자들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들과 함께 연대하며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정 신부는 “내년이면 복지관이 평택 북부 지역에 뿌리 내린 지 20년이 되는데, 그동안 지역 사회 안에서 작은 희망 등불을 밝히며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