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더 늦기 전에 / 박민규 기자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09-15 수정일 2020-09-15 발행일 2020-09-20 제 321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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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 국민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다 보면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티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액션만으로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성공회대학교 조효제(토마스 아퀴나스) 교수는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교회와 세상’ 강연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바이러스가 3년 안에 출몰할 것이라고 했다.

숲 훼손과 환경파괴로 과거에는 만나지 않던 사람과 야생동물이 접촉하면서 서로가 바이러스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주장이다. 기후위기가 오늘날 바이러스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환경 전문가들 주장처럼 코로나19가 기후위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지만,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 문제가 기후변화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 속에 있다는 것은 몸으로 느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창조시기(9월 1일~10월 4일)를 맞아 생태적 회심을 어느 전문가들보다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생물학자 제인 구달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 종말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제 기후 문제는 먹고사는 일상 안으로 너무나 깊숙이 침투해 버렸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동 문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이며 기후 문제는 전문가들이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미뤄 두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어쩌면 온 몸을 무장하고 산소마스크를 맨 채,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를 하면서라도 일상을 살아갔던 순간을 부러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1년 전이 그리운 오늘처럼.

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