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제2대리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봉사하는 박남순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09-15 수정일 2020-09-15 발행일 2020-09-20 제 3212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주님 뜻 실천하기 위해 먼저 마음부터 비우죠”
5년 전부터 빈첸시오회와 인연
인근 공원 노숙인들 위해 봉사
나누는 삶 어머니께 보고 배워

박남순씨는 “교우분들 모두 항상 주님께 감사하고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을 한 것뿐인데, 봉사로 더 큰 기쁨을 가지고 갈 수 있어 주님께서 주신 은총이라 여기죠.”

매주 목요일마다 제2대리구 본오동본당(주임 정영철 신부) 빈첸시오회(회장 김범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박남순(골롬바·72)씨는 9월 10일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 있는 자택에서 만났을 때, 부침개를 부치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이날 바쁘게 준비한 부침개를 본당 본오동성당 인근 공원을 찾은 노숙인들과 함께 나눴다. 박씨는 5년 전부터 본당 빈첸시오회와 인연을 맺고 매주 목요일마다 이 공원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봉사를 해오고 있다.

박씨가 봉사에 나선 것은 2015년 본당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문의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원목실에서 환우들을 위한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안내 받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는 5년간 환자들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병실을 방문해 말벗이 되고 기도를 해줬다. 또한 남편을 따라 빈첸시오회 활동을 겸하며 노숙인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한 반찬 마련 및 간식 봉사 활동도 해왔다.

안산토박이였던 박씨가 신앙을 갖게 된 것은 10살 때 어머님을 따라 갔던 와류공소(현 와동본당)에서 천주교를 처음 접하면서부터다. 어머니를 유독 따랐던 그는 그 뜻대로 당시 성당이 있던 부천까지 찾아가 세례를 받았다. 박씨는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한해가 갈수록 세례를 받았던 게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례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의 남편을 만나 성가정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박씨는 본당과 안산시에서 효부상 표창을 받을 정도로 가정에서 헌신을 해왔다. 그는 이러한 마음을 본당 봉사활동으로 이어갔다. 이날 박씨는 그 원동력으로 우선 어머니가 생전 베풀던 인심을 꼽았다. 그는 “어머니께선 거지들이 동냥을 오면 집에 들이고 상을 내오셨던 분”이라며 “그 때 보고 배운 걸 지금 빈첸시오회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봉사로 이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를 임하는 자세 또한 “하느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을 때, 스스로 행하게 되는 것 같다”며 “주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우선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마지막으로 “빠지지 않고 빈첸시오회에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느님이 건강을 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임한다”며 교우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주님께 항상 감사를 잊지 말 것을 희망했다.

“우리가 지금 코로나19를 겪는 것은 우리의 잘못에서 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주님께 감사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