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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심는 사람들] 90. 전교일꾼 신용현씨

수원 · 김영만 기자
입력일 2020-09-07 수정일 2020-09-07 발행일 1989-08-13 제 166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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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개종 이후 예비자 3백여명 입교시켜
“성실한생활이 바로 그리스도 복음선포의 첩경”
전교는 겸손한 자세,  꾸준한 노력ㆍ의지필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일이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라고 말하는 신용현(필립보, 65세)씨는 부인 이정희(로사, 62세)씨와 함께 그리스도의 삶을 몸소 실천, 이웃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

수원교구 고등동본당(주임, 최경환 신부)사도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인 신용현씨는 본당신자 사이에는 전교왕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을 정도로 남다른 열성을 쏟고 있다.

원래 불교신자였던 신씨는 잇따른 우환을 겪고 있다가 73년경 주위의 신자로부터 입교권유를 받고 개종한 후 전교에 열중, 앞장서 오고 있다.

80년 13명, 81년 40명 82년 40명, 83년 37명, 84년 39명, 85년 27명, 86년 22명 등 총 2백18명을 입교시킨 공로로 86년에 고등동본당(당시 주임 김정원 신부)에서 공로패를 수상했다.

그러나 신씨가 인도한 입교자수는 지금까지 3백 명을 훨씬 넘는다.

현재도 4개 교리반에 11명의 예비신자를 돌보고 있는 신씨는『한 번에 많이 하려고 애쓰지 말고 한사람씩 기회 있을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하느님말씀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교를 나갈 때는 먼저 하느님께 기도하고, 가정 방문은 언제나 『평화를 빕니다』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등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다고.

신씨는 『대부분 예비신자를 교리반에 안내하면 끝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때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항상 그들과 같이 교리반에 참석하고 기도하며 크리스찬 생활을 보여주어야 냉담자도 생기지 않는 법입니다. 지식으로 끝나는 교리는 쉽게 하느님을 잊게 만듭니다』며 냉담자 증가 추세의 현실을 지적 하면서 신앙생활의「체험」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일주일에 4번 있는 교리시간에 빠지는 일이 없으며 교리교실 정돈 등 예비자 관리의 모든 뒷바라지를 도맡아한다.

목장갑을 자전거에 싣고 다니며 소상인들에게 판매하는 일로 가계를 꾸려가는 신씨는 넉넉지 못한 살림 중에도 혼자 사는 서간난(안나)할머니를 아침, 저녁으로 8년간이나 비밀리에 뒷바라지를 했는데 6년 전 서할머니가 사망한 뒤 장례까지 손수 치뤄 뒤늦게 주위에 알려지기도 했다.

3남 5녀 8남매를 훌륭히 키워온 신씨는 지금도 밑으로 두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있는데『전교활동으로 빼앗기는 시간과 금전적 손해를 하느님은 묘한 섭리로 메꾸어 주신다』며『전교는 장사와 같아서 물건사기를 거절해도 여러 번 찾아가면 사듯이 전교도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라며 장사로 터득한 체험을 응용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어찌 그분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는 신씨는 사랑의 사도로서의 직분을 후회해 본적이 없다고.

『그리스도 신자라면 누구나 해야 되는 일인데 새삼스레 무슨 자랑이냐』며 부끄럽다는 신씨는 우리 신자가 전교에 역점을 두고 꼭 유념해야 할 고린토전서 9장16절을 힘주어 강조한다.『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신씨에게는 일상생활이 바로 그리스도 복음선포인 것이다.

수원 · 김영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