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불평등으로 병든 사회 지켜만 봐선 안 돼”

입력일 2020-09-01 수정일 2020-09-01 발행일 2020-09-06 제 321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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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알현 중 경고

소유에 집착하는 이들 때문에 가난한 이는 기본 생활도 못해
하느님께 위임 받은 자원 보편적·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6일 교황청 도서관에서 온라인 일반알현을 주례하고 있다.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른 이들의 탐욕 때문에 기본적 생활마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그저 한가롭게 지켜보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8월 26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소유와 독점에 대한 집착으로 많은 사람이 기본 필수품마저 빼앗기고, 경제 및 기술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 구조가 무너지며, 물질 진보에 대한 의존으로 우리 지구가 위협당할 때 가만히 서서 지켜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에게 뿌리를 두고 더 정의롭고 공정하며 더 나은 다른 것을 만들겠다는 희망으로 단결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청 도서관에서 생중계된 이날 일반알현에서 교황은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지침으로서 교회의 사회교리 원칙에 대한 시리즈 강연을 이어갔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 2402조를 인용해 “하느님은 지구와 그 자원을 인간에게 위임하며 이를 보살피도록 했다”고 말하고, “하느님이 당신 자녀들에게 하느님 이름으로 지구를 다스리라고 요청한 것을 지구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백지 위임 같이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구와 우리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책임 관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에게 합당한 몫을 “자신의 소유로뿐만 아니라 자신과 다른 이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동의 소유로도 인식해야 한다.”

교황은 “우리는 만물의 청지기이지 만물을 이기적 목적으로 소유하는 주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정치권은 이러한 소유권을 공동선을 위해 행사하도록 규제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개인 소유보다 보편적 사용을 우선하는 것은 사회적 행위 주요 지침이자 전체 윤리와 사회 질서 첫 번째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세상 불평등은 “사회가 병들었다는 뜻으로서 이는 근본적 인간 가치를 경시하고 한 줌도 안 되는 이들에게 더 많은 부를 안겨주는 불공정한 경제 성장의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9월 2일부터 교황청 도서관이 아닌 산 다마소 정원에서 순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일반알현을 주례한다. 교황의 일반알현은 보통 성 베드로 광장이나 바오로 6세홀에서 열렸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