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아름다운 대화의 숲 / 성슬기 기자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09-01 수정일 2020-09-01 발행일 2020-09-06 제 321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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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힘들어?”

“힘들면 때려치워!”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이서원 소장이 코로나19 시대, 가족과 잘 지내는 법을 알려주며 평범한 가정에서 있을 법한 대화를 흉내냈다. 분노를 표출하는 대화가 “당신도 힘들지~”라는 살가운 대화보다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대화는 감정으로 우거진 숲이다.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기분 내키는 대로 말을 내뱉기 마련이다. 이 소장은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TT’(Think Twic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서로 예의를 갖춘 대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아름다운 대화’에 좀 더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대화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감정이 세련되고 아름다워져야 한다. 감정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생활 자체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감정이 거칠거나 조잡한 사람이 아름다운 대화를 갖는다는 것은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같이 우리에게 혐오감을 줄 뿐이다.”

그러면서 예술적 소양이나 종교적 신앙을 지니고 있다면 대화는 어떤 수준과 아름다움을 갖춘 것이라며, 신앙은 상대방을 사랑하며 위해 주는 품성과 마음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민 71.6%가 “코로나 시국에 솔직히 종교가 한 역할이 없는 느낌”(엠브레인 조사)이라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대화는 말을 매개로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이들을 풍요롭게 해 준다”(142항)며 강론자의 친밀함, 따스한 어조, 가식 없는 말씨, 기쁨에 넘치는 태도(140항)를 강조했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성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