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늘어나는 성범죄, ‘성인지’ 가르치면 해결될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0-09-01 수정일 2020-09-01 발행일 2020-09-06 제 321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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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교육 넘어 모든 인간 존중하는 ‘인성교육’ 필요
성인지 교육, 남녀 평등 강조 위해
사회적 성 역할인 ‘젠더’로 설명
남녀 태생적 차이 부정해선 안돼
차이 존중하며 성교육 진행해야 

성인지 교육은 사회적 성 역할을 강조한 ‘젠더’를 가르친다. 육체적 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젠더만을 강조하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남녀의 근원적 차이까지 부정해 전인적인 인간 이해를 방해할 위험이 있다.

성범죄가 점차 늘어나면서 그 대안으로 가장 많이 대두되는 것이 ‘성인지 감수성’, ‘성인지 교육’이다. 하지만 교회는 ‘성인지’가 말하는 ‘젠더’(Gender)의 이데올로기화가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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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의 2019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강력범죄(흉악) 중 살인, 강도, 방화범죄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감소한 반면, 성폭력 범죄 발생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77.4% 증가했다.

최근에도 디지털 성범죄나 권력형 성범죄 등 다양한 형태의 성범죄가 화제가 됐고, 청소년층의 성범죄도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늘어나는 성범죄에 많은 이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성인지 감수성’의 강화나 ‘성인지 교육’ 실시다.

그러나 ‘성인지’의 개념은 ‘젠더’, 즉 사회적 성 역할을 강조한 성으로, 젠더 이데올로기에 이용되기 쉬워 반생명적인 사상을 낳을 우려가 크다. 육체적인 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사회적 성 역할인 젠더만을 성으로 삼아 전인적인 인간 이해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사회적 측면의 인간만을 인간으로 보는 사상은 인간의 몸을 도구화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사랑의 기쁨」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본질적 차이와 상호성을 부정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특히 남편과 아내의 혼인으로 형성되는 가정 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성인지 감수성은 그동안 여성이 겪은 불리함과 불이익 등을 이제는 여성 중심으로 평등을 회복하자는 좋은 취지를 담고 있는 한편, 그 평등을 넘어서 남녀의 근원적인 차이까지 부정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남녀차별은 반대해야 하지만,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 훈련되지 않으면 또 다른 폭력을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성교육에 대안은 없을까. 교회는 전인적으로 인간의 성을 바라보고 모든 인간을 인격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인격교육, 즉 인성(人性)교육으로 성교육을 할 것을 가르쳐 왔다.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임을 깨닫고 존중하는 것이 곧 차별과 폭력을 극복하는 근본적인 해결이라는 것이다.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유성현 신부는 “모든 인간을 하느님의 모상으로 가르치는 교회는 인간학·철학으로 인간을 보고 신학·영성을 담은 다학제적인 방식으로 세대에 따른 효과적인 교육을 해야 함을 강조해 왔다”면서 “이런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성과 사랑에 있어서도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가 아니라 ‘나를 얼마나 비울 수 있는가’라는 그리스도의 사랑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