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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온라인 미사 한계는 무엇일까? / 서용운 신부

서용운 신부(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1국장)
입력일 2020-09-01 수정일 2020-09-02 발행일 2020-09-06 제 321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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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장기화로 주일학교 아이들이 미사 의무를 대송이나 온라인 미사로 대처하고 있다. 벌써 몇몇 아이들은 ‘성당 가자’라는 부모의 말에 ‘온라인으로 하면 안 되냐’고 반문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러한 아이들 반문의 이면에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미사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사를 보러 가다.

대다수 신자들이 ‘미사를 보러 간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말 그대로 미사를 ‘보는 것’이다. 이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온라인을 통해서 그저 ‘보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 그동안 미사의 지향점이 그저 보고, 듣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아이들은 온라인 미사를 통해 ‘그저 보고, 듣겠다’고 하는 것이다.

미사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구약에 ‘만남의 장막’ 이란 표현이 있듯이 성당은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곳이며, 미사는 하느님과의 가장 질 좋은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사랑의 신비 중 하나인 예수님 육화의 신비 자체가 우리를 만나러 오신 주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을 우리는 믿고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말씀 전례), 성체를 통하여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성찬 전례)을 제대로 맞이해야 하며, 이 만남을 위해서 우리는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공복재를 통하여 제대로 된 만남을 준비한다.

미사의 지향을 예수님과의 진실된 만남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많은 기적 사화 중 상당수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한 기적이야기다. 이 기적이야기는 단순히 기적 실현의 차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의 진실된 만남 안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의 차원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 안에는 다양한 만남이 있고 어떠한 만남을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방향성이나 가치관이 형성된다. 아이들이 어떠한 부모를 만나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과의 진실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복음서에 나타난 것과 같이 예수님과의 진실된 만남은 사람에 대한 결정적인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미사가 이 진실된 만남이라는 지향에 부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한계를 명확히 알고 만남을 위해 준비하고 받아들인다면 온라인 미사 또한 어느 정도 대안이 된다고 생각한다.

서용운 신부(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1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