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03위 초상화, 시성 36년 만에 완성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0-08-25 수정일 2020-08-26 발행일 2020-08-30 제 320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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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26위만 성인화 완성된 상황서 지난 3년 동안 77위 작품 제작
9월 4~27일 서울 명동서 전시

1984년 성인품에 오른 한국 103위 순교 성인들의 개별 초상화 전체가 시성 36년 만에 마침내 완성됐다. 또한 완성된 초상화들은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한자리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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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 사업은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 이하 ‘문예위’) 주도로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진행됐다.

한국 순교 성인 103위는 1984년 방한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원칙적으로는 2014년 124위 시복식 때처럼 성인들의 개별 초상화와 103위 성인화를 사전 제작해야 했지만 1984년 당시는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시성식이었던 데다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사업이 겹쳐 성인들의 개별 초상화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후 몇몇 작가들이 개인적으로 성인화를 그리기는 했으나 이는 26위에 불과하고, 나머지 77위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초상화를 갖추지 못했었다.

이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순교자들을 통한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순교 영성을 신자들의 생활 안에 구현할 방안으로 103위 성인 개별 초상화 제작을 건의했다. 이어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2017년 2월 20일 회의를 통해 문예위에 103위 성인 초상화 제작 추진을 요청했다. 문예위는 다시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에 성인화 제작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2017년 7월 10일 성인 초상화 제작 사업이 승인된 뒤 문예위는 총무 정웅모 신부 등 7명을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고 참여 작가를 선정했다. 2019년 6월, 63명의 작가가 68위의 성인화를 1차로 완성했으며, 이후 2인이나 3인으로 함께 그려져 있는 9위 성인들을 개별 초상화로 분리하는 추가 작업을 통해 2020년 6월 최종 77위의 성인화가 완성됐다.

완성된 성인 초상화들은 9월 4~27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전관에서 개최하는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 ‘피어라, 신앙의 꽃’을 통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다. 특별전에서는 새로 제작한 77위의 초상화는 물론 전국의 성당과 성지, 파리외방전교회 등이 소장하고 있는 기존 제작 26위 초상화도 대여해 사상 최초로 103위 성인들의 초상화를 한자리에 모은다.

특별전 개막행사로는 9월 4일 오전 10시30분 신규 작품에 대한 축복 예식을 전시장인 갤러리1898에서 거행하고 이어 1898광장에서 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인들의 초상화를 박해시기에 따른 순교 순서대로 배열하되, 가족이나 친지 관계의 성인들은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전시회와 함께 도록도 제작된다. 도록에는 성인들의 행적 요약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적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과 이주민들도 한국 순교 성인들과 한국천주교회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교회의 문예위 총무이자 성인화 제작과 전시 총괄기획을 맡은 정웅모 신부는 “우리 성인들을 눈앞에서 보며 신앙을 키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103위 개별 초상화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순교 영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성인화 제작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