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눔과 돌봄이 있는 곳-교구 인준 종합복지관 돌아보기] (5)우만종합사회복지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8-18 수정일 2020-08-18 발행일 2020-08-23 제 320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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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소통의 구심점으로 ‘서로 돌봄’ 이끈다
영구 임대 아파트 내에 1992년 설립
30년 가까이 지역민 곁 지키며 활동
코로나19 상황에 취약계층 위해 노력 

복지관의 임시 휴관으로 경로 식당 이용이 어렵게 되자 복지관은 이용자들을 위해 매주 대체식을 준비하고 있다. 한 직원이 이용자에게 대체식을 전달하고 있다. 우만종합사회복지관 제공

1992년 7월 1일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주공 3단지 아파트에 우만종합사회복지관(관장 황재경, 이하 복지관)이 문을 열었다. 영구 임대 아파트 지역인 이곳은 저소득계층이 밀집해 있다는 장소적 특성을 보인다. 복지관은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속에서 ‘서로 믿고 배려하는, 건강한 우리 동네!’라는 비전으로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사회복지 사업을 통해 지역민 곁에 함께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복지관은 지역 주민들과 신뢰와 소통에 활동의 방점을 둔다. 나아가 지역 내에서 서로 돌봄이 될 수 있도록, 주민과 지역의 성장을 도모하는 동반자이자 촉진자가 되고자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복지관으로 하여금 재난 과정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되는 대상은 사회 취약 계층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또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깊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영구 임대 아파트 내 사회복지관으로서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의 귀함을 새삼스레 깨닫는 과정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며 복지관은 그동안 시설을 이용했던 이들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안부 확인을 최우선으로 했다. 이용자 모두에게 부서별로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위기 상황을 확인하며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는 가정 방문을 통해 즉시 도움을 주고자 했다.

복지관의 임시 휴관은 매일 복지관에 들러 식사를 하고 친교를 나누던 경로 식당 이용자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복지관은 매주 260인분의 5일 치 대체식을 준비해 전달하며 이용자의 안부와 근황을 챙겼다. 식사를 받아 가지 않는 분들은 전화와 가정 방문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매일 제공되는 80명 도시락 배달 대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간 지역사회 돌봄을 유지해오던 사례 관리 대상자 및 요 보호대상자는 가정을 방문하고 유선 상담을 진행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발굴했으며 결식 우려가 있는 저소득층을 적극 발굴해 외부 자원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금과 온누리 상품권, 부식품 세트를 지원하는 것도 포함됐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행사들도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매월 공동 식사로 축하 자리를 마련했던 어르신 생신 파티는 가가호호 가정 방문을 통해 축하드리고 선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또 영구 임대아파트 전 세대를 응원하기 위한 특별한 행사도 준비됐다. ‘몸은 멀게, 마음은 가깝게’라는 구호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캠페인을 열었다. 복지관 전 직원이 단지 전 세대 주민을 만나 인사하고 마스크와 물티슈를 전달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때에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하자는 뜻이었다.

복지관은 코로나19 발생 후, 시설 이용자들의 안부 확인을 최우선으로 했다. 한 직원이 안부 전화를 하고 있다. 우만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역 내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한 지역상가 응원 캠페인 모습. 우만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역 내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우리 이웃 착한 가게 돈으로 혼쭐내기 챌린지’ 운동 등을 펼치며 재난 기본소득을 동네 가게에서 사용해 주도록 캠페인도 벌였다. ‘우리 동네 힘내 가게’, ‘우(만)카스로 우리 동네 함께 가게’ 등의 지역 응원 활동이 그 하나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복지관은 대비책 강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개설한 복지관은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 진행에 맞춰 주민들의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 사용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형편이 어려운 취약 계층이나 노인, 장애인 가정은 온라인 시대에 더 소외되고 고립되기 쉬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복지관은 이들의 정보 접근성 보장을 위해 공공 와이파이를 취약 계층에게 확대하거나 정보 접근을 위한 기본 데이터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을 제언하고 있다.

‘공공스마트존’으로 정보 취약 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취지에서 스마트 기기들을 쉽게 배우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 내 ‘스마트 공유공간-스마트 존’ 외부 공모사업을 신청한 복지관은 차후 스마트폰 활용 교육, 지역 내 외부 공공 와이파이존 설치 등에 대한 단계적 실행도 고민하고 있다.

복지관이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워드는 ‘공유’와 ‘서로 돌봄’이다. 재능, 공간, 각종 물품의 공유는 자원을 절약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선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의 공유 부엌, 마을 가게, 공유 냉장고 등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서로 돌봄은 복지관이 있는 지역의 일상적 화두다. 어르신들의 냉장고 코드를 꽂아주는 단순한 돌봄부터, 화장실을 가기 위해 119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 중증 장애인의 어려움 등 돌봄 공백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주민들 간 서로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복지관이 쉬는 날에도 도움을 해결할 수 있는 ‘돌봄 이웃’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확산하는 일을 고심 중이다.

황재경 (루이즈) 관장은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소중한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