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파티마의 성모께 평양교구 봉헌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08-18 수정일 2020-08-18 발행일 2020-08-23 제 320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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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 위로하며 북녘에 복음의 빛 비춰지길”
제대 앞 성모상에 왕관 씌우고
분단 상처 치유·신앙 자유 요청
평화 위한 지속적인 기도 강조

염수정 추기경이 8월 15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미사에서 평양교구를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게 봉헌했다.

서울대교구가 해방 75주년을 맞은 8월 15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고 평양교구를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이하 파티마의 성모)에게 봉헌하는 봉헌식도 진행했다. 파티마의 성모에게 드린 이번 평양교구 봉헌식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아 북한 땅에도 복음의 빛이 비추고 참다운 해방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어 더욱 뜻깊었다.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유경촌 주교(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 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남북이 처한 현실에 대한 서글픔을 드러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오늘은 기쁜 축일이지만 북녘의 형제자매들은 이 기쁨을 나누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은 종교의 자유와 인간의 기본권마저 억압된 채 곤궁한 삶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겨레의 참다운 해방을 이루려면 남과 북, 국제사회 지도자 등 모든 이들의 회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평양교구 봉헌식에서 염 추기경은 파티마의 성모에게 바치는 봉헌문을 낭독한 뒤 제대 앞 파티마의 성모상에 왕관을 씌웠다. 봉헌문에서는 파티마의 성모에게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위로해 줄 것과 평양교구와 북한교회에 신앙의 자유를 얻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양극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이해와 배려, 나눔, 생명 존중의 문화와 형제적 사랑의 문화를 건설하는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간청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8월 12일 서한을 발표하고 교구 내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모든 본당은 교구장 지향에 따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교회를 위해 미사를 봉헌할 것과 모든 교구민들은 지속적인 기도, 특히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희생과 애긍을 통해 교구장의 지향에 동참해 줄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4일 보낸 서한을 대독했다. 교황은 서한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회심과 생명문화의 승리, 화해와 형제애, 그리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저와 함께 기도해 달라”며 “급속하게 편협해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요청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