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회적기업 ‘629’ 아시나요?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08-11 수정일 2020-08-11 발행일 2020-08-16 제 320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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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반려동물 문화 만드는 징검다리”
유기동물 보호 앞장서며 생명의 소중함 지키려 노력
후원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직접 봉사하며 사전답사 후 영세 보호시설 후원자 연결
봉사활동 중개하는 역할도

사회적기업 ‘629’(유기동물구하기) 곽지예 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직원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과 숫자 ‘629’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유기동물 보호시설에서 봉사를 하거나 유기동물 입양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바로 ‘629’(유기동물구하기)(대표 곽지예·이하 629)다. 629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기견 입양과 유기견 보호시설 봉사 등, 유기견들을 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유기동물구하기’와 발음이 비슷한 숫자에서 이름을 딴 629는 2018년 가톨릭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사회에서 버려지는 유기동물들을 구하고자 강인구씨를 비롯한 11명이 힘을 모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했다. 반려동물 수요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기동물들을 보호하는데 벅찬 영세한 유기동물 보호시설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인천에 있는 ‘복순이네 보호소’에서 봉사 중인 직원과 봉사자들.

629는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후원하는 이들과 보호소를 연결해 주는데 있어 ‘신뢰’를 핵심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629 직원들은 후원 시설을 선정할 때, 직접 가서 봉사하는 사전답사를 진행한다. 직접 봉사해봐야 향후 시설과 봉사자들을 이어줄 때,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안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설을 정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나, 확실한 신뢰를 쌓은 시설로 봉사자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장점을 챙겼다.

또한 시설을 정하는데 있어 유기동물 안락사 여부도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629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 중인 여예빈씨는 “새로운 구호문화를 만들자는 창업 취지와 함께 생명의 존엄성에 부합한 시설들을 봉사자들과 이어지게 하기 위함”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629의 이러한 활동은 보살핌이 가장 필요한 유기동물들을 돕고 있다. 629는 보호시설 봉사 현장에서 사람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유기동물들을 추천받아, 좋은 곳으로 입양될 수 있도록 사진 촬영 및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실어 입양인들을 연결해준다.

629는 그간 자체적으로 매년 6월 29일을 ‘629의 날’로 기념해 모금활동과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격월 29일에 ‘이달의 보호소’를 정해서 후원모금 및 물품전달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의 자체적 수익은 629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창업동아리일 당시 머그컵, 휴대폰 홀더 등을 제작해 모금했던 경험을 살렸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올해 ‘가톨릭대 창업지원센터’로 예정된 입주가 연기됐다. 이 때문에 직원들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며 회의도 주로 화상 앱 줌(Zoom)으로 진행한다. 또한 대면으로 이뤄지는 유기동물 시설 봉사를 봉사자와 시설 관리자 모두 조심스러워해, 활동이 위축됐다.

629 직원 채민정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후원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유기동물 시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봉사자들의 손길”이라며 “보호시설 또한 철저한 방역 하에 유지되고 있으니 보호시설 운영자와 봉사자 모두 연락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인천광역시 주안동에 위치한 유기동물 보호소 ‘주안쉼터’에 후원물품 전달한 직원들. 629(유기동물구하기) 제공

곽지예(율리아나·인천교구 부천 소사3동본당) 629 대표는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앞으로 유기동물을 입양하실 생각을 가지신다면 그 전에 관련 기관에서 봉사를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문의 010-3694-7701 629(유기동물구하기) 고객센터, https://www.save629.co.kr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