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8-11 수정일 2020-08-11 발행일 2020-08-16 제 3207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김수환 추기경 초청으로 한국 진출

지난 6월 29일 한국에서 19년간 이주민 사목을 펼친 루시아 올랄리아 수녀(주례 사제 왼쪽) 송별미사 후 회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제공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이하 수녀회)의 한국 진출은 1983년 당시 서울대교구장 故 김수환 추기경 초청으로 이뤄졌다.

그에 앞서 1979년 가을, 알베르타 스칼렛 수녀가 한국과 인도를 방문해서 상황을 살폈고 그해 11월 한국인 첫 성소자 손정명씨를 만나는 등 한국에서의 활동 가능성을 모색했다.

수녀회의 사목 사도직 특징은 자기 양들을 알고 그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치며 가장 약한 이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잃어버린 양을 찾아 헤매는 선한 목자 예수님의 정신을 사는 것이다. 수녀회는 이를 위해 복음화를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 교회 안에 머문다. 통상적으로 본당 관할 구역에 있으며 사도직을 수행하지만, 항상 교회의 목자들과 상호 협의로 본당 간에, 그리고 교구 및 국가 차원에서도 활동하다.

김수환 추기경은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가 가난한 본당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대교구의 이런 관심 속에 1983년 4월 12일 수녀회 총장 클라우디아 피에몬떼 수녀가 평의원들과 함께 한국의 빠스또렐레 설립을 인준했다.

같은 해 8월 17일 알베르따 스칼렛 수녀와 함께 두 명의 수녀가 한국에 도착했고 서울 논현동 성바오로서원 3층에서 생활하며 본격적인 한국교회 안에서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1985년 1월 필리핀지부에 입회해 양성을 받았던 손정명 수녀가 첫 서원 후 귀국했고 1986년 6월에는 5명의 지원자가 입회했다. 그해 11월에는 서울 길음동에 본원 건물을 완공하고 축복식을 거행했다.

수녀회는 1987년 본원에 ‘선한 유치원’을 개원했다. 선한 유치원을 개원한 목적은 유아 교육을 가정 사목까지 연결하는 것과 함께 양성자들의 양성을 위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과 만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바오로 가족 정신으로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의 노동으로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 유치원은 현재까지 서울 성북구 지역에서 가톨릭 정신에 따라 유아 교육에 헌신하는 유치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녀회는 설립 초기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일정 수에 한해 무료로 교육하면서 지역의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있다.

서울 한남2동 국제 외국인 본당에서도 사목 활동의 틀을 놓았던 수녀회는 1991년 5명의 수련자가 첫 서원을 하면서 본당 사도직을 시작하는 궤도에 올랐다. 이후 1993년 안동교구 풍기본당에 분원 마련을 시작으로 서울대교구와 안동교구, 춘천교구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춘천교구에서는 다문화 가정지원센터와 가산 이주노동자 지원센터에서 이주민들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등에도 파견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선한 목자 예수님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