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군생활 되돌아보며 다른 장병들 돕고파” 성소 고민과 어머니 투병 겹쳤던 군생활 주변 신학생과 신부님 덕분에 힘 얻어 당시의 감사함 잊지 않고 베풀고 싶어
중요한 것은 군 내에서 가톨릭 선교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 류 신부는 “두 달 동안 군종목사님들, 법사님들과 교육 받았고 함께 조를 이뤄 조별 과제 수행도 했는데 내가 열심히 안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군종목사님들과 법사님들이 부임한 부대에서 가톨릭에 대해 좋게 말할 리 없고 가톨릭 선교에도 도움될 리가 없다”고 밝혔다. 군종장교들은 부대 내에서 신자, 비신자 장병 모두를 사목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신자나 타 종교 장병들이 가톨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류 신부가 임관식에서 국방부장관상을 받은 것은 훈련 기간 중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이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군사목에 원의를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생 신분으로 2009년 논산 육군훈련소에 첫 입대한 류 신부는 육군훈련소에 남아 조교(분대장)로 군생활을 했다. 훈련병들에게 훈련시범을 보이고 일과 후에는 훈육을 담당하는 임무였다. 류 신부는 “군생활 즈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는지, 사제의 길이 맞는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었고 하필 군생활 중에 어머니께서 암에 걸리셔서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 때 육군훈련소 연무대본당 주임이셨던 박근호 신부님, 김성현 신부님 그리고 다른 교구 신학생들이 저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받은 감사함을 군대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지난해 군종신부 자리가 생겼고 출신교구인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가 류 신부의 사목 지향을 기억하고 군종교구로 파견했다. 류 신부는 “7월 26일 주일 제2독서 중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가 저의 서품 성구”라고 소개하며 “군생활 때 어려워 보고 도움 받아 본 사람이 힘든 사람을 알아보고 도와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하느님께서 군생활의 어려움을 이렇게 군종신부로 살아가라는 좋은 일로 만들어 주셨다”고 고백했다. 류 신부는 ‘요즘 군대 편해졌다’는 말에 대해서는 “시대가 흐르고 환경이 바뀌어도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들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받는 존재여서 나와 남의 고통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군대에 두 번째 와서 군종장교 교육을 받을 때 간식을 챙겨 주신 군종신부님들과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며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에 신자들의 많은 후원도 요청했다. 류 신부는 오늘도 열쇠본당과 대마리·상승·내산리·인덕공소 미사 봉헌, 5사단 예하 연대 취사장 방문, 군사경찰대대 수용자 위문, 사생관 교육 등 분주한 군종장교 직무를 수행한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