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상)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7-21 수정일 2020-07-21 발행일 2020-07-26 제 320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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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사도직 전담 수녀회로 설립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창립자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

‘빠스또렐레’(Pastorelle). 이탈리아어로 ‘작은 여성 목자들’을 뜻하는 이 말은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수녀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곧 자기 양들을 알고 그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치며, 가장 약한 이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잃어버린 양을 찾아 헤매는 선한 목자 예수님의 정신을 산다는 의미다.

1938년 10월 7일 로마 근교 젠자노에서 ‘인터넷의 주보 성인’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Giacomo Alberione, 1884~1971)에 의해 설립된 수녀회는 교구 사제에게 협력함으로써 본당 사목을 돕는 목적을 지닌다. 10개의 ‘바오로 가족 수도회’의 한 지체로 바오로 가족 중 네 번째로 출범했다.

1910년대에 성 바오로 수도회와 성 바오로 딸 수도회를 창립하고 ‘사회 홍보 수단 사도직’을 개발해 낸 알베리오네 신부는 이미 이들 수도회 설립 전에 본당 사도직 전담 수녀회에 대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1907년 사제서품을 받고 이탈리아 북부 나르촐레 본당 보좌신부로 사목한 경험을 통해 그는 당시 본당 사목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수녀회 필요성을 절감했다.

교회에 봉사하는 직무에 여성들이 귀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해였다. 창세기의 말씀과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 경험에 의해 ‘사제적 열의에 참여하는’ 여성의 사목적 직무 협력과 가치를 직관한 것이었다.

하느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분의 의지를 기다렸던 알베리오네 신부는 필생의 소명으로 여겼던 출판 사도직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니베스 네그리 수녀를 비롯한 성 바오로 딸 수녀회 회원 5명으로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를 출발시켰다. 자신의 사목 체험을 토대로 30여 년의 기도와 기다림과 준비를 거친 수도회의 탄생이었다. 이로써 이탈리아 로마 젠자노에서 사목 사명과 백성의 생명을 위해 전적으로 투신하는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의 첫 번째 공동체가 시작됐다.

회원들은 수도회 카리스마에 따라 맡겨진 양들을 선한 목자 예수님께 인도하고 돌보며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건설한다. 본당 사목을 위해 세워진 만큼 수녀들의 소명은 ‘사랑’이다. 맡겨진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한계가 없으며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며 넒은 마음으로 고통을 나누고 위로해 주는 것이다. 수도 정신에 따라 본당 일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본당 사제처럼 교회의 신부가 되어야 한다는 자세다.

수녀회는 1953년 6월 23일 교구 승인을 얻은 데 이어 1959년 6월 29일에는 성 요한 23세 교황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설립 이듬해인 1939년 브라질에 처음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 19개국에 진출해 활동 중인 수녀회는 2020년 7월 현재 전 세계에서 600여 명의 회원이 본당 사도직 분야에서 소임을 펼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