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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부의 맛] ⑥ 나눔기업 - 디지털 출력소 ‘이미지넷’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07-21 수정일 2020-08-05 발행일 2020-07-26 제 320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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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기부 늘수록 기쁨도 덩달아 커져요”
2009년 돌맞이 기부 후부터 생애 첫 기부 동참자들에게 10년 넘게 기념 액자 선물
“습관적 기부 가르치고 싶어”

둘째 아들 돌을 맞아 ‘생애 첫 기부’ 전달식을 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이미지넷’ 이종혁 대표 가족.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제공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생애 첫 기부’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10년 넘게 꾸준히 기념 액자를 만들어 주고 있는 기업인이 있다. 디지털 이미지 출력소를 운영하는 ‘이미지넷’ 이종혁(도미니코·51)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가 액자를 만들게 된 건 2009년부터다. 그는 2008년 결혼 12년 만에 첫 아들을 낳고 돌잔치 때 받은 축하금 전액을 난치병 어린이 등에게 써 달라며 본부의 생애 첫 기부에 참여했다. 기부에 참여하며 본부가 매번 돈을 들여 기부자들에게 액자를 제작해 선물하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액자를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 2012년 태어난 둘째 아들 때에도 돌맞이 생애 첫 기부에 동참했다.

2015년에는 380개 액자를 제작해 총 1042만 원 상당을 기부했으며 지난해에도 총 420만 원 상당의 액자 제작에 도움을 줬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본부 30주년 기념미사 때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인데,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부를 결심했다”며 “한 때 액자 개수가 많을 때에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한다는 사실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하는 삶을 살게 된 배경에는 아내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원래 부부는 아기를 낳지 말고 남는 시간과 돈을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우연찮게 선물로 찾아왔다. 3대째 신앙을 이어가고 있는 독실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아 세례를 받은 그는 임신한 아내에게 성경을 매일 조금씩 읽어주기도 했다.

‘이미지넷’ 이종혁 대표가 첫째 아들 돌을 맞아 ‘생애 첫 기부’에 참여한 뒤 받은 기념 액자.

이 대표는 “결혼 전에는 돕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아내의 영향으로 기부에 눈을 떴다”며 “첫 기부도 아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 돈을 아끼는 편인데, 기부하는 돈은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며 “기부를 해서 그런지 회사가 평탄하게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톨릭 신앙 안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두 아들에게도 기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 준다. 이 대표는 “아들들이 커서도 기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습관적으로 누군가를 도와 주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좀 더 가진 사람이 나눠야 사회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일단 1000원이 있을 때, 저축할 돈과 쓰고 싶은 돈을 정하고 그 중에서 제일 먼저 어려운 사람한테 줄 수 있는 금액을 생각해 보라고 가르칩니다. 그 금액은 100원이어도 되고 10원이어도 된다고요.”

앞으로 이 대표는 단순한 물질적 기부가 아니라 시간을 내서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하며 사는 게 꿈이라고 했다. “목공이나 집짓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같이 봉사 활동을 다니고 싶어요. 봉사하면서 그 덕분에 두 아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문의 02-727-2267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부센터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