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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궁금해요, 성(性)! (7) Q. ‘포르노’ 보고 싶어요!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0-07-14 수정일 2020-07-14 발행일 2020-07-19 제 3204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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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왜곡된 성문화 조장… 만들어도, 봐도 모두 죄인

“이것은 중죄이다. 당국은 포르노물의 제작과 배포를 막아야 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54항에서는 ‘포르노’(pornography)에 대해 이렇게 강조합니다. 포르노는 제3자에게 보여 주려고 일부러 사생활인 성행위를 실제로 또는 모방해 옮겨 놓은 것으로, 자신을 상대에게 은밀히 선물로 내어 주는 행위인 부부 행위를 왜곡한다는 지적입니다.

포르노는 ‘정결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사랑의 친밀함에서 우러나오는 성을 두 남녀에게서 분리해 사랑을 오용하기 때문입니다.

포르노를 제작·판매하는 사람은 사익을 위해 타인을 끌어들여서, 출연자는 돈벌이 수단으로 자신을 사용해서, 소비자는 구매·시청으로 ‘추잡한 성 산업’을 지원함으로써 존엄성을 해치기에 포르노 관련자들은 모두 죄인입니다.

욕구 충족을 위해 사람을 도구화하다 보면 사회의 선악(善惡) 구분 잣대는 마비돼 버립니다. 잘못된 일을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최근의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대 26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성적으로 사람을 착취하면서도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쾌락을 위해 돈을 내면서까지 이를 적극적으로 용인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문명사회 평범한 시민이라면 분노하고 고발해야 했는데도 많은 남성이 추악한 성범죄의 공범자가 됐다”면서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포르노’를 즐기며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적 유희의 도구로 삼으며 성장하게 만든 왜곡된 성문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결은 자제력의 훈련을 요구합니다. 특히 그 훈련은 인생의 모든 시기에 계속돼야 합니다. 욕정에 휘둘려 살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이 선을 택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려면, 존엄성을 지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39·2342항)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유캣)에서도 “정결한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 욕망의 노리갯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밝힙니다. “정결한 사람의 성생활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