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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부의 맛] ⑤ 생애주기별 기부 - 김지원 어린이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07-14 수정일 2020-07-17 발행일 2020-07-19 제 320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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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보다 먼저 배운 ‘나눔의 기쁨’
갓난아기 때 오랜 병원생활
아픈 아이들 위한 기부 계기
일상에서 꾸준히 나눔 실천

아픈 아이들에게 힘내라며 “파이팅!”을 외치는 김지원군.

“기부를 하면 기뻐요!”

2014년 12월, 태어난 지 100일을 맞아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부한 이후 지금까지도 나눔을 이어가고 있는 김지원(루카·7)군에게 기부는 ‘기쁜 마음’이다. 왜 그러냐고 묻자 “부모님이 칭찬을 해 줘요”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김군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은 슈바이처와 나이팅게일 그리고 마더 데레사 수녀다. 모두 헌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 이들이다. 김군은 소파 옆에 놓여 있던 각각의 위인전을 들고 와 보여 줬다. 그러면서 “아픈 사람들을 도와 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아플 때 도와 주고 싶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기뻐하잖아요. 사람들이 기쁠 때 저도 기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의사가 꿈인 김군은 어렸을 때 아파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태어난 지 35일 만에 병원에 처음 입원한 김군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시 김군의 부모는 병원에 아이를 입원시키며 수많은 아이들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고 그 때부터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를 하게 됐다. 아이는 다행히 2019년 수술하지 않고도 완치가 됐다.

부모는 김군 이름으로 처음에는 50만 원, 이후에는 금액을 늘려 500만 원, 1000만 원, 2000만 원 등 여러 차례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20차례에 걸쳐 약 1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2017년 6월에는 아이의 1000일을 기념해 1000만 원을 기부하고 본부에서 전달식을 갖기도 했다.

아울러 부모도 각각의 이름으로 정기기부, 세례 기념 기부 등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군의 신앙심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병원 치료를 받으며 김군에게 유일한 해방은 성당이었다. 성당 가는 일이 바깥바람을 쐴 수 있는 유일한 외출이었던 것. 그래선지 아이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미사를 주례하는 신부님을 따라하는 ‘신부님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이에게 꾸준히 기부의 맛을 알려 주고 있는 김군의 부모는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가 아팠던 상황을 오히려 아픈 어린이들을 도우라는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지원이가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것을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지원이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서 병이 나은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의 병을 고쳐 주시고 하느님께서 이런 청구서를 주신 것 같아요. (웃음)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 사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군 이름으로 기부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생애주기별기부는 생애 뜻깊은 날 또는 사랑하는 사람 이름으로 기부함으로써 일상 속에 나눔 문화를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아름다운 기부’다. 어떤 기념일에도 생애 첫 기부를 할 수 있으며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기부 등 자신만의 생애주기별기부를 이어 갈 수 있다.

※문의 02-727-2267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부센터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