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 끼 100원’의 기적

입력일 2020-07-07 수정일 2020-07-07 발행일 2020-07-12 제 3203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100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시내버스를 한 번 타려 해도 100원짜리 동전으론 15개가 필요하다. 공중전화 한 통 요금이 70원이니 그 정도는 가능하겠다. 그런 ‘100원’이 소상공인과 비정규직 근로자 가정의 긴급생계비가 됐다. 학교 급식, 노숙자를 위한 밥차 운영,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제공, 나아가 해외 지원과 금융 지원까지 가능한 기금이 되고 있다. 한 끼 식사할 때마다 100원씩 모으는 운동, 그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하나에서 둘이 되고 둘이 넷으로 넷이 여덟로 늘어나다 보니 ‘한끼100원’ 나눔이 수 억, 수 십 억 규모의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교구가 지난 2008년부터 펼치고 있는 ‘한끼100원나눔운동’의 모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부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인의 기부 형태 또한 일회적이거나 감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우리사회의 나눔문화가 온라인 기부활동으로 무게중심을 많이 옮겨갔고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나 각종 소셜을 통해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심지어 기부보험도 출시됐지만 나눔문화 확산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나눔’은 사랑, 성체성사의 나눔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이다. 특히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꾸준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한 끼 100원 나눔은 누구든 동참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단순히 먹거리 비용 지원을 넘어서 해외구호와 금융 지원까지 확대되는 모습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100원으로 시작된 작은 나눔이 교회 울타리를 넘어 사회 모든 구성원들과의 연대와 협력, 더 큰 나눔의 모습으로 날개를 펼쳐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