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산 완월동본당 120주년 교우 삶 담은 역사관 건립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20-06-30 수정일 2020-06-30 발행일 2020-07-05 제 320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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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복음화 산실로 ‘신앙의 맥’ 잇겠습니다
대를 이어 찾는 곳으로 ‘기대’
선교·일치로 공동체 발전 다짐

마산 완월동본당 신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설립 120주년 기념 잔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섭섭함을 토로하며, 기념미사 후 성당 마당에서 새로 지을 역사관에 남길 추억의 사진을 다함께 찍었다.

1900년 6월 29일, 마산 완월동본당(마산포본당)이 지역 복음화를 위한 사목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로부터 꼭 120년째 되는 날인 2020년 6월 29일, 신자들은 본당 문을 열었던 첫 마음을 떠올리며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완월동본당(주임 이주형 신부)은 이날 기념미사에 이어, 본당 역사와 초대 주임 에밀 타케 신부의 사목활동을 담은 현판 제막식도 마련했다.

특히 신자들은 설립 120주년을 맞이해 세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완월동본당, 선교와 일치로 새롭게 거듭나자’라는 ‘본당 비전’을 되새기고, 구체적으로 역사관 건립 및 성당 시설 보완하기, 전례에 맛들이기, 실버분과 설립 등에 매진할 뜻을 다졌다. 본당 비전과 미션 등은 신자들이 본당 설립 120주년을 보다 뜻깊게 보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만든 목표와 실천 등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또한 역사관은 지난 사목 전체를 개괄하는 본당 역사는 물론 신자 개개인의 신앙 이야기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본당 주임 이주형 신부는 “우리 교우들이 바로 살아있는 역사로서, 교우들 개개인의 삶이 본당 역사를 만든다”며 “새로 마련할 역사관에 교우들의 신앙 발자취를 남겨두면, 이 성당은 신앙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대를 이어 찾아오는 곳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신부는 “우리 본당은 역사가 깊은 만큼 교우들의 신앙 뿌리도 깊어, 개개인이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달하며 자연스럽게 일종의 교우촌의 모양새도 보인다”면서 초고령화 되어 가는 본당 구성원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사목을 펼칠 뜻도 밝혔다.

본당 민창홍(요한) 총회장도 “후손들의 교육 등을 위해 수십 년간 함께 해온 옛 성당을 뒤로 하고 이전을 한 터라 현재 교우들은 교구의 종가본당인 완월동본당의 뿌리와 오랜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도 많다”면서 “본당 교우들이 뜻을 모아 만들기로 한 역사관은 앞으로의 새 역사를 쓰는 데에도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월동본당은 120년 전 마산포본당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당시 본당은 마산과 함안 일대, 진주와 산청, 함양을 포함한 서부 경남, 통영과 거제도 지역까지 관할했다. 또 지역사회에 복음 말씀을 전하는 노력은 물론 가난한 이들의 교육을 위한 학교를 설립, 운영하며 지역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1910년 이름을 마산본당으로 변경했고, 마산교구 설립에 이어 1966년 초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당시 주교) 임명과 함께 완월동본당이란 이름을 사용하며 임시 주교좌 역할도 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급증함에 따라 본당 신자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석조성당(성 요셉 성당)을 성지여중·고 교내에 남겨두고, 1975년 현재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에 새 성당을 지어 자리를 잡았다.

한편 본당 신자들은 6월 29일 기념미사에 앞서 28일 주일에는 설립 120주년을 보다 뜻깊게 보내기 위해 필사한 성경필사본도 봉헌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